교황 만난 美 10세 소녀, 아빠를 구하다

교황 만난 美 10세 소녀, 아빠를 구하다

입력 2014-03-31 00:00
업데이트 2014-03-3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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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방문해 추방 위기 설명…도움 얻어 이민보호소서 석방

교황을 만난 열살 소녀의 기도가 이뤄졌다. 주인공은 미 캘리포니아주 파노라마시티에 사는 저지 바르가스다. 이 소녀는 이민보호소에 수감돼 해외로 추방될 처지에 놓인 아빠를 도와 달라며 로마 바티칸까지 찾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민 문제 운동가들과 함께 바티칸을 방문한 저지는 26일 교황이 방문객을 만나는 자리에서 ‘사랑의 보금자리’라는 글자가 수놓인 손수건을 건네며 아빠의 추방 위기 사실을 설명했다. 바티칸 전문 사이트 ‘바티칸 인사이더’는 교황이 이 소녀의 열정에 감명받아 “아빠가 어디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니?”라고 물었고 소녀가 “미국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저지는 바티칸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그러자 교황께서 축복하고 이마에 키스해 준 뒤 귓속말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저지가 교황을 만난 뒤 부친 마리오 바르가스는 교황과의 만남을 TV에서 시청한 친척의 지원을 받아 5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28일 루이지애나주 이민보호소에서 석방됐다. 교황은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민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에 불법 입국한 마리오는 테네시주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가족에게 번 돈을 송금해 왔으나 지난해 음주 운전으로 체포돼 이민보호소에 보내진 뒤 추방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지가 포함된 대표단의 바티칸 방문을 주선한 후안 호세 구티에레스 이민 변호사는 대표단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얘기할 수 있도록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데 로스앤젤레스 대교구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3-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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