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시아계 총선후보 “2등시민 취급받았다” 폭로

호주 아시아계 총선후보 “2등시민 취급받았다” 폭로

입력 2013-09-12 00:00
업데이트 2013-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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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던 한 아시아계 이민자 출신 정치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앙당으로부터 ‘2등 시민’ 취급을 받았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과거 백호주의(호주의 백인 우선주의)로 악명높았던 호주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정서를 건드리는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시드니 서부 파울러 지역구에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앤드루 응구옌(74)은 페어팩스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나를 비롯한 소수민족 출신 후보들이 중앙당 선거조직으로부터 2등 시민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보트피플 출신인 응구옌은 “선거운동 기간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지역구를 방문했을 때 그의 스태프 중 한 명이 나를 애벗 대표 옆에 가지 못하도록 했으며 카브라마타의 선거사무실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마치 범죄인처럼 취급을 받았으며 그는 마치 경찰처럼 행동했다”며 “내가 애벗 대표 옆에도 가지 못하고 선거사무실에 가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을 포함해 시드니 서부지역에 출마한 자유당 소수민족 출신 후보들이 유세 기간에 중앙당으로부터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다며 “상대당 후보는 연일 인신공격을 일삼는데 나는 언론에 아무런 말도 못하게 하면 어떻게 대응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응구옌은 소수민족 출신 후보와 유권자들을 대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자유당은 향후 10년간 시드니 서부지역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시드니 서부지역에 출마했던 자유당의 소수민족 출신 후보자들은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모두 노동당 후보에 패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응구옌을 애벗 대표에게서 격리시켰던 당사자로 지목된 자유당 선거운동원 저스틴 디 도메니코는 해명을 듣고자 한 페어팩스 미디어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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