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언론 “부패혐의 면직 국유기업 이사장 배후에 허궈창 아들”
최근 부패 혐의로 낙마한 중국 국영기업 이사장의 배후에 허궈창(賀國强)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중국 사정 당국의 칼날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이번에는 허 전 상무위원까지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홍콩 명보(明報)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엄중한 기율 위반’으로 면직된 쑹린(宋林) 화룬(華潤)그룹 이사장의 배후에 허 전 상무위원의 가족이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명보는 쑹린에 대한 조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관련 지시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화룬그룹 산하 화룬전력 등은 2010년 2월 산시(山西)성의 ‘석탄왕’으로 알려진 장신밍(張新明)과 광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중화권 뉴스매체인 보쉰(博迅)은 이 광산이 원래 70억 위안 정도였지만 허 전 상무위원의 큰아들 허진타오(賀錦濤)가 개입하면서 구매액이 120억 위안으로 늘어났고 차액 일부는 허진타오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쉰은 또 쑹 이사장이 허진타오 덕분에 화룬그룹 이사장이 될 수 있었다면서 쑹 이사장이 그 대가로 허진타오에게 수천만 위안의 거금을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명보는 허궈창의 둘째 아들 허진레이(賀錦雷)와 가까운 사이인 쑤다런(蘇達仁) 베이다칭냐오(北大靑鳥)그룹의 최고경영자 역시 지난달 관련 당국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쑤다런이 이 과정에서 고위층 인맥을 이용하려고 시도, 중앙 지도부가 진노했으며 더욱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 인터넷판은 전날 ‘누가 화룬집단 쑹린 이사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에 ‘저항’하는가’라는 기사에서 지난해 쑹린의 혐의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뒤 ‘고위지도부’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지만 ‘저항’에 부딪혀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의 자매지 ‘경제참고보’의 기자는 지난해 7월 쑹린의 비리와 독직을 실명으로 제보한 데 이어 지난 15일 다시 쑹린의 부패 혐의를 실명 고발했다.
이후 신화통신은 중국 당 중앙조직부 간부를 인용해 당국이 쑹 이사장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리고 추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