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와신상담’ 스웨덴 사민당 연정 두달만 사실상 붕괴

‘8년 와신상담’ 스웨덴 사민당 연정 두달만 사실상 붕괴

입력 2014-12-04 00:00
수정 2014-12-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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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총선에서 8년 만에 권력을 되찾은 스웨덴 사회민주당 연립정부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두 달여 만에 사실상 붕괴하게 됐다.

녹색당과 함께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어온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3일(현지시간) 의회가 정부 예산안을 부결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3월 다시 총선을 치를 것을 제안했다.

뢰프벤 총리는 지난 1일 예산안이 부결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단 총선 전까지는 내각을 책임지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증세를 통한 복지강화를 내세워 내각 지휘봉을 다시 쥔 사민당 주도의 소수연정은 출범 때부터 불안한 미래를 예고했다.

범 정파적 협조를 외면하는 야권연합의 냉대와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의 가세로 짧은 집권 기간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사상 처음 내각에 진입한 녹색당에 대한 야권연합의 강력한 견제도 큰 벽이었다.

스웨덴민주당은 특히 원내 제3당으로서 내년 난민 신청이 역대 최고인 10만 명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난민 수용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을 부결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끝내 이를 현실로 옮겼다. 소수연정은 결국 야권연합과 함께 예산안 반대를 이끈 스웨덴민주당의 이 한 방에 무너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스웨덴민주당은 2010년 원내 진입 이래 반(反)이민 정책과 인종차별주의적 성향 때문에 다른 정당들에 외면을 받았다. 그 점에서 이번 예산안 처리 투표는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던 셈이다.

최단 집권기간의 불명예를 안을 것으로 보이는 소수연정의 뢰프벤 총리는 정부 출범식 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고 말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또 러시아 소속 추정 괴잠수함 영토침해 사건을 겪으며 스웨덴군의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징병제 재도입을 검토하기도 했다.

소수연정은 그러나 이번 패배로 말미암아 내년부터 추진하려던 은퇴자 대상 감세와 고소득자 대상 증세를 시행할 수 없게 됐다.

소수연정을 이끈 뢰프벤 총리는 다시 총선을 치러 새 정부를 출범시키더라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스웨덴민주당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느 정당 연합세력도 과반을 점하기 어려운 게 스웨덴의 현 정치지형이기 때문이다.

그는 따라서 자신이 제안한 내년 3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분히 스웨덴민주당을 겨냥하며 집권 가능성이 큰 정당에 과반 지지를 보여달라는 의도가 담겨 있음은 물론이다.

뢰프벤 총리의 제안대로 내년 3월에 사실상 재선거에 해당하는 총선을 치른다면 1958년 이후 처음이다. 그 경우 추가 선거비용만 2.5억 크로나(370억 5천500만 원)가 예상된다고 스웨덴 현지 언론은 전했다.

스웨덴 정가에서는 내년 조기 총선의 판세로 벌써 눈을 돌리며 각 정당의 현황을 점검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민당은 일단 뢰프벤 총리의 리더십이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전 집권당으로 야권연합의 구심 역할을 하는 온건당은 당수였던 프레드릭 레인펠트 전 총리가 9월 총선 패배 직후 사임해 내년 1월 10일 새 당수 선출을 앞두고 있다. 애초 3월 7일 당수를 뽑으려 했으나 조기 선거체제를 가동하려고 일정을 앞당겼다. 온건당에서는 차기 당수 후보로 주목받는 안나 신베리 바트라 의원이 지난달 초 대변인에 임명되고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임시 당수 체제를 가동 중인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약진을 주도한 임미 오케르손 당수가 병가를 마치고 내년 1월 말 복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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