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북일 정상회담 고위급 접근” 미국 내 ‘긍정’ 평가… 일본선 ‘신중론’

기시다 “북일 정상회담 고위급 접근” 미국 내 ‘긍정’ 평가… 일본선 ‘신중론’

이재연 기자
이재연, 김진아 기자
입력 2024-04-08 23:48
업데이트 2024-04-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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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앞둔 기시다, CNN 인터뷰
美 “바이든, 북일 정상회담 지지”
日 일각 “납북 문제 못 풀면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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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9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에 이어 북일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는 기시다 총리의 폭넓은 행보를 두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북일 회담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불거진다.

기시다 총리는 7일(현지시간) 보도된 CNN 인터뷰에서 “북일 정상회담은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진 목적과 진행 상황을 언급했다. ‘미해결 문제’는 북일 관계의 오랜 숙제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기시다 총리는 북일 회담을 거론하며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내세웠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은 이 문제를 거론하면 회담 추진은 없다고 못박았다. 기시다 총리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미해결 문제’라고 에둘러 말한 것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어려운 만큼 일본 내에서도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로서는 고무적이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 5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면 미국이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 주겠다고도 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일 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 조야에서는 실패 비용이 낮기 때문에 시도할 가치는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일본 내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로 지지율 침체를 극복하고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도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사설에서 “북한은 지지율이 침체하는 기시다 내각의 어려움을 이용해 북일 정상회담 개최로 다양한 지원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 정상회담 개최로만 끝나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아사히신문도 “북한의 태도는 한미일 협력 관계를 흔들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방미로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시다 총리는 인터뷰에서 “일본의 억지력과 (군사적)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은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재연·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4-04-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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