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무슨 죄…” ‘취약 표적’ 테러 확산하나

“아이들이 무슨 죄…” ‘취약 표적’ 테러 확산하나

입력 2014-12-17 00:00
업데이트 2014-12-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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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탈레반(TPP)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테러를 자행하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 이른바 ‘취약 표적’(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약 표적’이란 테러단체들의 목표물을 구분할 때 방어 능력이 약한 민간인 또는 민간인 시설을 의미하는 용어로, 방어 능력이 강해 침투나 공격이 어려운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의미하는 ‘강인 표적’(하드 타깃·hard target)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TPP가 1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 주(州) 페샤와르에 있는 군 부설 사립학교를 공격해 학생과 교사 등 140명이 넘게 사망한 것도 전형적인 취약 표적 테러에 속한다.

파키스탄에서 단일 테러로는 사상 최대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테러는 그 대상이 무고한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학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1~10학년을 두고 있으며 희생자도 대부분 10~18세 학생으로 알려졌다.

TPP 반군들은 특별한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의자에 숨은 학생들을 찾아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무자비하고 잔혹한 테러를 저질렀다.

테러단체가 이처럼 취약 표적을 노리는 것은 이들이 강인 표적보다 보안이 취약하고 반격의 위험성이 적어 테러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테러인 만큼 대중의 공포심리를 극대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효과적으로 관철할 수 있다고 테러단체들은 여긴다.

최근 파키스탄 정부군의 소탕작전으로 궁지에 몰린 TPP가 학교를 목표물로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가 군 부설 사립학교로 정부군 자녀가 많이 다니고 있다는 점에서 복수의 의미도 담겼다.

파키스탄 안보 전문가인 탈랏 마수드는 TPP의 테러 배경에는 자기들을 겨냥한 파키스탄군의 소탕작전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AFP 통신에 설명했다.

마수드는 “TPP는 자신들이 군을 직접 겨냥해 공격할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 취약 표적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이런 테러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TPP가 정부군에 대한 반격 수단으로 민간인 테러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구식 교육 반대를 내세워 학생과 교사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단체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10대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지난 2012년 총격을 가한 전력이 있다.

파키스탄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세력을 확산 중인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민간인 학살로 악명을 떨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은 지난 4월 여학생 276을 납치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트린 데 이어 지난달 한 고등학교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학생 48명을 숨지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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