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요구에 언급없이 파업 대응 방침 재확인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김재철 사장으로부터 MBC 현안보고를 받았다. 지난달 두 차례 이사회에 불참한 김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예정대로 출석했다.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야당 측 이사들의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한 답변 없이 사장의 책임을 강조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차기환 이사는 “김 사장은 회사를 바르게 운영하는 책임이 사장에게 있다고 말했고, 사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또 노조의 파업에 대해 원칙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고, 노조가 제기한 법인카드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문진이 공문을 통해 이날 제출을 요구한 법인카드 내역은 자료의 방대함을 들어 제출하지 않았다. 이사들이 재차 자료를 요구하자 추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해임안 발의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야당 측 이사들은 김 사장 거취와 관련된 문제를 여당 측 이사들에게 넘겼다.
야당 측 정상모 이사는 “김 사장 선임을 주도한 여당 이사들에게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여당 이사들에게 자진 사퇴 요구를 하거나 해임안을 발의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반을 차지하는 여당 측 이사들은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당 측 김광동 이사는 “파업을 할 만큼 심각한 공정성 훼손은 합의하거나 검증할 수 없는 수준이다. 카드사용 내역도 노조의 주장과 사장 해명이 차이가 커 일방적으로 누가 맞다고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사들은 14일 임시이사회 후 간담회를 열어 MBC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현안보고를 마친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 사무실을 나서는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김 사장은 건물 밖에서 시위 중이던 노조원 150여명과 맞닥뜨렸고, 전용차를 타기 여의치 않자 500m가량 떨어진 MBC 사옥까지 걸어갔다.
노조원들은 김 사장을 둘러싼 채 함께 사옥까지 걸어가며 ‘물러가라’는 구호를 연호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