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1일 밤 ‘철의 여인’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과는 무관하지만, 따끈따끈한 신작영화를 TV에서 볼 수 있는 건 나쁘지 않다. ‘연기의 신’ 메릴 스트립(64)이 주연한 ‘철의 여인’(KBS 1TV·1일밤 12시 20분)쯤 된다면 말이다. 아카데미 사상 최다인 16번의 주·조연상 후보에 오른 스트립에게 ‘소피의 선택’(1982)에 이어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메릴 스트립은 힐러리 스웽크와 더불어 생존 배우 중 두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유이한 배우다.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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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영화 ‘맘마미아’로 주목받은 필리다 로이드 감독이 스트립과 손잡고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더불어 1980년대를 보수 색채로 물들인 대처의 삶을 영화화했다. 생존인물을 영화로 만드는 건 위험요인일 터. 역사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채 논란이 진행형인 대처라면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감독은 정치적 공과보다는 여성 총리로 견뎌야 했던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가치판단을 배제한 채 대처의 족적을 훑을 요량이라면 굳이 영화로 만든 까닭이 의심스럽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영국을 계급적, 지역적으로 양분시킨 인물을 다루면서도 영화는 한 번도 민중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법이 없으며, 대처와 죽은 남편의 허망한 관계에 필요 이상 집착한다. 현실이 엄연한데 유령에 연연하는 꼴”이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눈길이 가는 건 대처와 오롯이 하나가 된 스트립의 연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8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분장상은 논쟁적 영화에서 고군분투한 스트립에 대한 보상이다.
2013-02-28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