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충렬사 ‘팔사품’은 명나라 장수의 선물”

“통영 충렬사 ‘팔사품’은 명나라 장수의 선물”

입력 2014-11-19 00:00
업데이트 2014-11-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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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희 한서대 교수, 통영서 논문 발표

명나라 신종 황제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공훈을 기려 보낸 것으로 알려진 8가지 의장물인 ‘팔사품’(八賜品)이 명나라 장수가 이순신 장군에게 준 선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물 제440호인 팔사품은 도독인, 영패, 귀도, 참도, 독전기, 홍소령기, 남소령기, 곡나팔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충무공 위패를 모신 경남 통영시 충렬사에 보관돼 있다.

장경희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는 19일 오후 통영시립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통영 충렬사 팔사품’ 연구논문 발표회에서 “팔사품은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陳璘)이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통제영에 남긴 것임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장 교수는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및 서울, 충남, 대전, 세종시 문화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8종의 유물 중 5종은 본래의 것이고 3종은 후대에 새로 제작한 것”이라며 “(본래의 것 5종을) 양식적으로 분석한 결과 명 황실의 품격이나 공식적인 성격보다는 개인적이며 지방의 토착적인 특색이 강하게 반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팔사품 중 가장 대표적인 도독인(도독을 상징하는 도장)의 경우 글자의 배열이 좌우 5글자씩 총 10글자이고 글자별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장 교수는 중국 구이저우성 안순시박물관에 소장된 관인을 충렬사 도독인과 비교했다.

안순시박물관 관인은 충렬사 도독인과 달리 9글자의 글씨가 3열 3행으로 돼 있고 글자의 분할도 명확하다.

장 교수는 “명나라 황제가 명군에게 하사한 관인 유물을 볼 때 충렬사 도독인은 관방이나 관인이 아니라 사인(私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도장을 넣는 함인 도독인 함궤와 그 외부에 적힌 ‘황조어사인(皇朝御賜印)’이라는 글자도 후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 문화재 정보에는 도장을 넣는 함인 도독인 함궤에 ‘황조어사인’이라는 글자가 있어 중국 황제가 보낸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돼 있다.

장 교수는 “도독인은 명의 정일품 벼슬인 도독의 관인이고 이순신이 이를 받았다면 조선 최고의 관직에 오른 것인데 명사, 신종실록, 조선왕조실록 등 동시대 어떤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렬사 도독인 함궤는 명나라 때 만들어진 관인 등을 넣은 함궤와는 모양새조차 다르다”며 “1861년 신관호가 통제사로 부임하면서 ‘황조어사인’을 붙인 함궤를 새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1795년에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와 팔사품을 대조한 결과 독전기, 홍소령기, 남소령기 등 3종은 깃폭을 깃대에 붙이기 위해 묶는 끈의 숫자가 달라지는 등 1861년 이후 새로 만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 팔사품 중 일부 유물은 실제 크기가 문화재청 기록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도독인의 경우 ‘보물지정서’ 등에는 가로와 세로 크기가 15.1㎝와 7.8㎝로 나와있는데 실측 결과 10.01㎝와 5.72㎝였다.

또 영패, 귀도, 참도 등도 등륵정보와 실제 크기가 달랐다.

장 교수는 “팔사품은 이른 시기에 보물로 지정됐지만 이후 정부의 무관심과 공식적인 기록 관리 소홀로 오류가 많았다”며 당국의 관심과 유물의 안정적인 보존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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