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강타할 때까지 첫 음 연습…10년간 품은 용암 토해낸 느낌”

“심장 강타할 때까지 첫 음 연습…10년간 품은 용암 토해낸 느낌”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4-04-22 00:47
업데이트 2024-04-2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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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 데뷔 앨범
어릴 때부터 연습한 쇼팽 선택
“이 나이에 꼭 넘고 싶었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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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 ‘쇼팽: 에튀드’를 낸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내 음악도 달라져야만 하고 더 좋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 ‘쇼팽: 에튀드’를 낸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내 음악도 달라져야만 하고 더 좋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 ‘쇼팽: 에튀드’가 발매된 지난 19일 아침 임윤찬(20)은 소셜미디어에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도 같다’는 글을 올렸다. 옛소련 피아니스트 블라디미 소프로니츠키의 말을 인용한 이유는 자신의 음악 역시 오랜 시간 숙성되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첫 앨범 소감을 묻자 “뭔가 10년 동안 제 속에 있던 용암을 밖으로 토해낸 느낌이 든다”며 “쇼팽의 에튀드는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인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품번호 10번과 24번 연습곡 24개를 담은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이 클래식 명문 레이블 데카와 녹음 전속 계약을 맺고 낸 데뷔 앨범이다.

첫 앨범을 위한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악보 너머의 이야기를 파고들기 위해 쇼팽의 마지막 제자 에밀 데콩브를 사사한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탐독했다고 한다. 앨범 준비 기간에 매일 12시간씩 연습했다. 특히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의 두 마디 연습을 위해 일곱 시간 넘게 피아노를 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두 마디 연주를 7시간이나 연습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연습이 아닌 것 같다”며 “내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연습해 첫 음이 마음에 들면 두 번째 음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장을 강타해 버리는 그런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국 런던 헨리우드홀에서 총 4일간 녹음 작업이 이뤄졌다. 임윤찬은 “홀(스튜디오)에서 제 마음대로 막 쳤다”며 “그러다 가끔 쇼팽이 남겨 놓은 텍스트에서 너무 벗어났다 싶으면 다시 밸런스를 맞춰 녹음했는데 긴장하지 않고 기분 좋게 끝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앨범의 작품번호 25번 제9번 ‘버터플라이 윙스’에서는 파격적인 변주도 선보였다. 왼손으로 치는 두 마디의 음을 즉흥적으로 바꾼 것이다. 임윤찬은 “프로듀서가 매력적인 왼손음이라고 해 녹음에 담았는데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한 임윤찬은 현재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와 관련해 “그때 연주는 제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에서 너무 딱딱해져 있었고, 스스로 갇힌 느낌도 받았다”면서도 “지금은 그때보다 더 긍정적이고, 무대 위에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달라져야만 하죠. 내 음악도.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더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안동환 전문기자
2024-04-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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