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이희재 지음/J M 바스콘셀로스 원작/양철북/372쪽/1만 7000원
이희재 화백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가장 잘 설명한 표현일 듯하다. 못 말리는 악동이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다섯 살 꼬마 제제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는 1986년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 당시 많은 이들을 웃고 울게 했다.
J M 바스콘셀로스 원작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는 제제가 벌이는 엉뚱한 일들, 가난과 가족의 학대, 그리고 아빠 같았던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우정과 그의 죽음 등 어린 시절 성장통을 섬세하게 담았다. 이 화백은 원작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과 연출력으로 한국의 어느 달동네 이야기처럼 그렸다. 소박하면서 따스한 그림체이지만, 사회문제 역시 날카롭게 담아내 한국만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1988년 미래미디어에서 2권까지 흑백만화를 냈고, 2003년 청년사에서 컬러로 출간됐다가 절판됐다. 이번에 양장판으로 복간한 양철북 출판사 측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며 재출간 요청을 많이 해 판권을 샀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추천하는 책, 특히 ‘보물섬’을 기억하는 세대에겐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 같은 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12-06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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