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배터리’도 혹시 조루증?

당신의 ‘배터리’도 혹시 조루증?

입력 2010-06-18 00:00
업데이트 2010-06-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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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폰은 다 좋은데, 배터리가 ‘조루’예요

윤모씨(33)는 얼마 전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대리점에 들렀다가 판매원의 낯 뜨거운(?) 휴대폰 설명에 허겁지겁 가게를 빠져나와야 했다. 윤씨를 당황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휴대폰 배터리의 지속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쓰인 ‘조루’라는 단어 때문. 휴대폰 업계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은어지만 유독 윤씨가 과민한 반응을 보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본인이 조루증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었던 탓이다.

‘조루’라는 단어에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 뜨끔 하는 남성들은 대부분 자신의 ‘배터리’ 지속 시간에 영 자신이 없는 경우다. 사실 모든 남성들은 이 ‘조루’라는 용어 앞에서 마냥 ‘쿨’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발기 유지시간이 적절한지, 자신이 조루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빠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익명성이 보장된 성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이 조루인지 아닌지를 묻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곤 한다.

조루증의 의학적인 정의는 ‘약간의 성적 자극으로도 질 내 삽입 전, 삽입 당시, 삽입 직후 또는 개인이 원하기 전에 극치감과 사정이 반복적 혹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설명을 자세히 뜯어보면 몹시 애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약간의 성적 자극’이란 어느 정도를 뜻하는 것이며, ‘극치감’은 어느 수준에까지 올라야 하는 것일까? 이 설명은 사실 조루에 관한 모든 학설을 최대한 한 문장에 합해 놓은 것으로, 절대적인 정의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조루에 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달라서, 여성의 질 내 삽입 후 90초 이내에 사정해버리는 남성, 질 내 삽입 후 이어지는 피스톨 왕복행위의 횟수가 15회 이내에 사정하는 남성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대체 뭘 믿으란 거야?’라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조루라는 질환 자체가 개개인의 기준이 다 다르고, 원인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를 객관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인 예로, 성행위를 몹시 짧은 시간 안에 마쳤어도 당사자와 파트너가 충분히 만족한다면 이는 조루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로 2008 ISSM(세계성의학회)는 삽입 후 1분 이내에 사정이 일어나면서 사정조절능력 (사정시간 연장)이 없고 이로 인해 괴로움이나 불편을 동반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비뇨기과 진찰 시에도 본인이 성관계시 충분한 극치감을 느끼고 있는지, 발기를 유지하고 사정을 하는 것이 의지대로 되는지 등을 체크한다. 또 그 원인이 지나친 대뇌의 흥분에 있는 것인지, 성기 자체의 민감도에 있는 것인지, 그 밖에 다른 심리적 요인이나 육체적 결함이 있는 것인지를 알아내어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게 된다. 만약 자신이 조루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면 이런 진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 원장(연세크라운비뇨기과)은 “성관계를 하는 본인과 파트너가 충분히 만족할 만큼의 발기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빨리 사정이 된다면 조루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루는 병의 특성과 편견 탓에 병원에 오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에는 약물과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적극적인 개선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도움말 :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메디서울 김수철기자(webmaster@med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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