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 놓고 文-孫 대립각 세워
민주통합당의 11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경선 불공정 논란 등으로 후보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본선 상대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공동전선을 형성했다.특히 박 후보의 역사관과 민주주의 경험 부재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날 오후 OBS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박 후보의 전날 인혁당 사건 발언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는 “‘두 가지 다른 판결이 있으니 역사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법치주의, 민주주의, 사법제도,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런 인식으로 어떻게 앞으로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해나갈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후보도 “대통령의 자격을 의심스럽게 하는 발언”이라며 “이번 대선은 한국을 과거로 돌리느냐, 미래로 가느냐 하는 문제”라고 가세했다.
후보들은 박 후보의 약점에 대해서도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내공이 대단한 정치지도자이지만 약점이 많다. 평생을 공주처럼 특권 속에서 살아 서민의 삶을 모르고, 우리나라 민주화에 손톱만큼도 기여한 바가 없었다”며 “저와의 차별성만 제대로 국민께 설명하고 인식시켜도 제가 박 후보를 이기는 건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박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고 아버지의 눈으로 우리 시대와 역사를 보고, 섬 속에 갇혀 국민 생활을 모른다”며 “(반면) 우리 후보들은 거기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박정희 집권기간에) 노동자와 농민의 피땀으로 급성장했는데 그 이면을 보지 않고 산업화 성장 부분만 너무 강조하고 (그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후보는 “박 후보는 높은 지지세가 있지만, 확장력이 떨어져서 본선에 가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친인척 문제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려는 누적득표율 1위 문 후보와 결선투표에서의 역전을 노리는 2위 손학규 후보 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손 후보는 경선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특정인사를 후보로 만들기 위한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이라며 “이제 경선 결과가 어떻든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심각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룰을 불평할 수도 있고 심판 탓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경쟁이 끝나면 다시 하나가 돼서 대선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경선 후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후보가 되면 열린 선대위, 모든 계파를 녹여내는 용광로 같은 선대위, 개혁적 선대위, 시민사회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참여정부의 대북 송금 특검과 문 후보의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 공천헌금 사건 수임 등을 고리로 문 후보를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