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서 추석경기 살펴… “소비 너무 위축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6일 밤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서울 동대문의 새벽 의류시장을 찾았다.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 쇼핑몰 누죤 상가에서 옷을 입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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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선의 컨트롤타워인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인선 등으로 하루 종일 다른 일정을 잡지 않다가 밤 9시30분께 중구 신당동 ‘동대문 뉴존’ 쇼핑몰로 나서 2시간여 상인 및 쇼핑객들과 만났다.
‘박정희 시대’ 과거사 논란과 측근 비리 의혹에 따른 지지율 침체 속에 이날은 행보의 초점을 ‘민생’에 고정시켰다.
동대문 쇼핑몰로 행선지를 잡은 것은 젊은층과의 거리좁히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추석 대목을 맞은 동대문 상가의 경기를 살피고 사기를 북돋기 위한 성격도 겸한 것으로 풀이된다.
쇼핑객들이 주변을 에워싼 가운데 처음 들어간 지하1층의 가게에서 박 후보가 “좀 어떠시냐”는 질문을 던지자 곧바로 “아유, 힘들어요. 손님이 이렇게 없는데”라는 가게 주인의 하소연이 돌아왔다.
박 후보는 “지난 9월부터 연매출 2억원 이하의 경우에 카드 수수료를 1.5%로 내리게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움이 좀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가게 주인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자 그는 “다행이다. 그런 얘기 들을 때가 제일 기분 좋다”면서 “경기를 살려야 한다. 대목이 대목 같지도 않다. 소비가 너무 위축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주인이 “잘 되게 좀 해달라. 이제까지 남자가 했는데 여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꼭 해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한 상인이 최근 역사인식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너무 고생하는 것 같더라. 잘 드시고 다니라”고 위로하자 “제가 오히려 위로를 드려야 하는데 너무 고맙다. 속은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상가를 방문하면서 “자영업, 소상공인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우리가 일자리 (창출을) 말하지만 그런 곳이 잘 돼야 경기가 풀리고 서민생활도 도와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직접 옷을 입어보거나 구입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의류를 파는 상점에서 66사이즈의 청색 레인코트를 5만5천원을 주고 샀다.
거울이 없자 그는 “악마가 사람을 골탕먹일 때 어떻게 하느냐면, 방에 예쁜 모자를 잔뜩 두고 ‘다 써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방에 거울이 없는 것”이라고 조크를 던졌다.
실내복 전문 가게에서는 자신이 산 누비 웃옷을 가게주인이 비닐봉투에 담아주며 미안한 기색을 보이자 “괜찮다. 포장을 간단하게 해야지 자꾸 또하면 낭비”라고 말했다.
동행한 조윤선 대변인이 항아리 스타일의 바지를 보고 “파격적”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근혜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데님 소재의 셔츠를 직접 걸쳐보는가 하면,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강색 문양이 섞인 스카프를 둘러보기도 했다.
그는 한 상인에게는 “밤에 일을 하시니 아무래도 생활리듬이 안맞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상점 주인이 “손님만 많으면 피곤하지 않다”고 답하자 “경기가 살아야 자꾸 소비가 느는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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