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계급배반 투표’
18대 대선에서 ‘세대 대결’은 극단적으로 노출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5060 장노년층의 몰표가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유권자 지형에서 5060세대는 차기 2017년 대선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세대로 부상하게 됐다.朴 당선인 벽화 제작
한 벽화 전문가가 20일 역대 대통령의 대선 포스터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청사 외벽에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의 포스터를 그려 넣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방송 3사의 19일 연령대별 예상 득표율 출구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50대에서 62.5%, 60대 이상에서 7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7.4%, 27.4%로 뚝 떨어진다.
반면 문 전 후보는 20대에서 65.8%, 30대에서 66.5%를 얻어 박 당선인이 얻은 20대 33.7%, 30대 33.1%를 더블 스코어에 가깝게 앞섰다. ‘세대 균형추’로 불리는 40대의 경우 문 후보는 55.6%, 박 당선인은 44.1%를 얻어 상대적으로 팽팽했다.
5060세대의 이 같은 투표 편향 성향은 유권자 규모뿐 아니라 대선에서 도출된 여야 간의 ‘이념’ 및 ‘경제’ 프레임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한층 증폭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50대의 변심’이 두드러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일 “50대의 90%가 10년 전인 2002년 대선에서는 40대로서 당시 노무현 후보를 선택해 이들을 보수 성향으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의 TV 토론으로 국가 정체성 문제가 거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 등 이념 대결이 작동하면서 50대의 보수화 성향이 강화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50대의 ‘계급 배반 투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계급 배반 투표는 자신이 속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계층 대변자를 투표하는 현상이다. 50대 중산층이 약화되면서 경제적으로는 서민층에 편입됐지만 투표 성향은 기존 여당 지지층과 동조화됐다는 분석이다.
김미현 서울마케팅리서치 소장은 “박 당선인의 ‘중산층 70% 재건’ 슬로건이 50대 표심에 디테일하게 먹혔다.”며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큰 이슈인 50대에게 문 전 후보의 새 정치는 공감받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40대 표심이 변화와 안정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엇갈린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문 전 후보가 박 당선인과의 정책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40대 표심에 이념 대결의 외풍이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 위기에 대한 체감도가 중장년층 유권자들에게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18대 대선의 유권자 규모와 응집력에 있어서도 50대 이상이 1618만 2017명으로 30대 이하인 1547만 8199명을 압도했고 50대 이상의 결집도 더 강하게 나타났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2012-12-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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