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관계 개선위해 양국 새 정권 타협을”
박근혜 당선인과 아베 신조 차기 총리는 타협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는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김대중·오구치 선언’ 같은 액션플랜을 마련해서 민간 교류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한·일 새 정부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 내년 2월 22일 열릴 예정인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다.
아베 정권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까지는 한국을 자극하는 외교전을 전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런 차원에서 박 당선인이 한·일 관계를 노다 정권 이전 상태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일본 정치권이 현실적인 정책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일본을 몰아치는 것은 일본 우익이 바라는 바이다.
박 당선인 측이 먼저 상생과 공영의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일본과의 차분한 대화와 다양한 채널을 통한 외교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일본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유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협력할 부분이 많다. 대북 관계에서도 한국은 주변국 중에서 일본과 이해관계가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일본은 북·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경제협력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다. 한국이 미국·중국·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후순위로 미루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한·일관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박 당선인이 타협이 가능한 부분부터 아베 신조 차기 총리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 가급적 아베 정권을 자극하지 않고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한다. 박 당선인이 뭘 원하는지 자신감 있게 전달하는 게 좋겠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일본 여론에 어떻게 호소할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이 점이 위력을 발휘했다. 아베 정권의 중점 과제는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것이어서 안보 외교까지 자극적인 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12-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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