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측 “최병렬·이홍구·박관용 고문으로”, 최병렬 “사실 아냐”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측이 최병렬(76) 전 한나라당 (새누리당 전신) 대표 영입 문제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정 의원 측이 3일 공식적으로 최 전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가 본인이 부인하면서 수 시간 만에 고문직으로 수정·공표했으나 이마저도 최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 의원 측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위촉 소식을 전하며 “최 전 대표는 서울시장을 비롯해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여러 부처에서 두루 장관을 역임했다”면서 “한나라당의 전 대표최고위원이자 현 상임고문으로서 존경을 받는 분”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또한 이날 늦은 오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중구 신당동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전 대표가 저희와 함께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영입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언론을 통해 “내가 나이가 몇인데 선대위원장을 맡느냐”며 고사했다. 몸이 불편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결국 정 의원 측도 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를 서울시장 경선준비위원회의 고문으로 위촉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 전 대표는 “고문직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며 “고문 명단에서 내 이름은 빼는 것이 맞다”고 손사래를 쳤다.
최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때에는 당시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 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다.
이런 원로급 친박 인사가 정몽준 캠프에 합류한다는 소식에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듯 했다.
애초 김황식 전 총리가 김기춘 실장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혀 ‘박심’을 얻고 있다는 말이 회자됐으나, 이번에는 최 전 대표의 행보로 외견상 반전드라마가 일어나는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부인하면서 정몽준 캠프가 박심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 의원 측은 이날 2012년 새누리당 선대위 여성본부장을 지낸 김태현(64) 성신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은 추후 발표키로했다.
한편 김 전 총리 측도 이른 시일 내에 중량감 있는 인물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정치권, 법조계, 학계 등 다방면으로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져 두 캠프 간 거물급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전 총리는 당내 기반이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5선 출신의 강재섭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총리가 총리 재임 당시 공보실장으로 발탁했던 최형두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비서관직 사표를 내고 김 전 총리 캠프로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