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ODA국제회의 개막…”굿거버넌스는 성장 전제조건”

서울ODA국제회의 개막…”굿거버넌스는 성장 전제조건”

입력 2014-09-02 00:00
업데이트 2014-09-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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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외교부 주최, 전문가·NGO 관계자 등 500여 명 참가

개발 단계에 따라 민과 관이 국정 운영에서 어떻게 협력할지를 모색하고 원조 공여국(供與國)과 수원국(受援國)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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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
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과 외교부는 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굿거버넌스(Good governance)와 효과적인 제도’라는 주제 아래 ‘제8회 서울 공적원조(ODA) 국제회의’를 열었다.

거버넌스는 개도국의 공공행정 체계와 시장의 기능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제도, 운영 체계, 정부의 권한 행사 방법 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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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하는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기념사하는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제회의는 김영목 코이카 이사장의 개회사, 조태열 외교부 차관의 환영사,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 축사, 핀 타르프 유엔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UNU-WIDER) 소장과 가토 히로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이사 겸 연구소장의 기조연설, 주제발표와 토론, 김인 코이카 이사의 폐회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영목 이사장은 “굿거버넌스와 효과적인 제도는 성과·성장·사회통합의 전제 조건”이라며 “주어진 환경이나 국가별 개발 수준에 따라 어떤 정부가 가장 좋은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가 모두 동의하는 것은 협력을 통해 어려움에 부닥친 국민이 투명한 정부가 추진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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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
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에서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앞줄 왼쪽 다섯째부터),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이사장은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낸 국가로, 거버넌스와 효과적 제도를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는 더 나은 거버넌스와 경제성장에서 훌륭한 성과를 이룩했지만 ‘포스트-2015’ 시대를 앞둔 지금도 빈곤·기후변화·경기 침체·불평등 심화·국내 및 국제 갈등 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태열 차관은 “굿거버넌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증대하는 행복지수로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굿거버넌스와 효과적인 제도를 통해 경제개발과 함께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뀌었고 삶의 질 또한 개선됐다”고 소개했다.

핀 타르프 소장과 가토 히로시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에게 대두한 굿거버넌스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그 정의에 관해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타르프 소장은 “굿거버넌스의 개념이 무엇인지 정치·경제·행정적인 분야에서 전문가들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투명하고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 다른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 원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조를 통해 나오는 수익이 굿거버넌스가 있을 때만 나오는 것이냐를 따진다면 아마도 모든 것이 갖춰진 노르웨이에서만 원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조할 때 굿거버넌스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가토 소장은 “굿거버넌스는 효과적인 제도이긴 하지만 분명한 정의가 있어야 하며 경제·정치·행정적인 측면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굿거버넌스는 정책 결정과 이행의 영역에만 국한해서는 안 되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서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펼친 초등교육 선진화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교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이 참여하는 학교 관리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주민들은 지역 관청의 정책 결정을 신뢰하고 지역 관청도 주민의 도움을 끌어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다른 수원국에도 이 같은 경험을 반영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지금은 이 시스템이 거버넌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르프 소장이 주재한 세션 Ⅰ ‘거버넌스와 제도’에는 데이비드 부스 영국 해외개발연구소(ODI) 정책 및 거버넌스 연구위원, 탄디카 므칸다위르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교수, 권혁주 서울대 교수 겸 아시아개발연구소 부소장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또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한 세션 Ⅱ ‘성공과 위험:공여국과 수원국들의 경험’에는 스티븐 피어스 미국국제개발처(USAID) 개발효과성 특별조정관, 로엘 판더펜 네덜란드 학술고문, 카를로스 F. 토란소 로카 볼리비아 전략연구 운영위원회 회장, 프레드릭 고루바 무테비 영국 맨체스터대 환경교육개발대학 명예연구위원, 하이메 파우스티노 아시아재단 개발혁신정신 및 경제개혁프로그램 책임자 등 ODA 전문가들이 토론에 나섰다.

행사에는 국내 관련 학자, 주한 외교사절,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세션이 끝나고 코이카와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가 공동 출간한 연구서 ‘한국의 개발 경험과 효과적인 국제개발협력’의 출판기념식도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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