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성과·일부 부작용” 평가…4대강 논란 재점화

”일부 성과·일부 부작용” 평가…4대강 논란 재점화

입력 2014-12-23 09:39
업데이트 2014-12-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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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안전성 논란 거세질 듯…”보강하면 문제없다” 반론도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의 적절성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는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

국무총리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1년4개월간의 조사 끝에 4대강사업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 결과를 23일 공식발표했기 때문이다.

평가위원회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식회견을 열어 ▲보(洑) 구조물 안전성 ▲치수(治水) 등 4대강 사업 효과 ▲수질영향 ▲생태공원 및 생태하천 적절성 등 주요 쟁점사업에 대한 검증결과를 내놓았다.

◇”일부 보에 누수발생”…보 안전성 논란 거세질 듯 = 위원회는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충분한 공학적 검토 및 의견수렴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데다 우리나라 하천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시행 이후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돼온 4대강 사업 졸속 논란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사평가위는 핵심 쟁점 사항인 4대강 보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향후 찬반 진영의 치열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검증 결과를 내놓았다.

조사평가위는 보 구조물 안전성 평가와 관련, 기초 안전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면서도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주장해온 ‘파이핑’(Piping·보 기초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돼 흙 입자가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서는 4대강 일부 보 아래 물받이공에서 누수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의 누수가 첫 확인된 공식 조사결과로 보의 구조적 결함 및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조사평가위는 이러한 문제가 구조적 결함으로 직결되는 파이핑 현상인지에 대해선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지반조사를 포함한 보다 세부적인 조사 및 보강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4대강 보가 구조적 결함을 안고있다는 야권 및 환경단체 등의 입장과 기초 안전에는 문제가 없고 보강만 하면 된다는 찬성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평가위는 4대강 사업과 대운하 사업의 연관성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근거인 보 위치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뭄발생 지역과 보가 설치된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지만, 한편으로 보의 위치선정 기준과 과정은 자료가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함으로써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이어 1년4개월동안 조사 = 조사평가위 구성의 발단은 지난 이명박 정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 임기말인 작년 1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은 부실투성이었다는 것으로 요약되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놓고 4대강 사업 적절성 논란이 거세게 불거지자 당시 국무총리실은 4대강 사업을 철저하게 재검증하는 전문가 중심의 검증단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러한 입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 출범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작년 7월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탓에 4대강 사업의 담합을 사실상 방조하고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수질관리 곤란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더욱 강도높은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7월15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무리하게 추진돼서 국민 혈세가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과감한 정리”를 언급함에 따라 4대강 조사평가위 구성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고, 평가위원의 중립성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은 끝에 작년 9월 국무총리 소속 민간위원회 형태로 조사평가위가 출범하게 된다.

토목구조와 지반, 수자원, 수환경, 농업, 문화관광 분야 민간전문가, 언론 및 갈등관리 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된 조사평가위는 현장평가 등을 통해 관련자료를 분석하고 4대강 사업 현장 평가 활동을 진행했다.

1년 4개월간에 걸친 4대강 사업 시설물 안전 및 사업효과 등에 대한 조사평가위원회의 검증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논쟁 다시 불붙을 수도 = 야당은 올해 하반기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국조와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사태로 정국주도권을 쥐고 여권을 압박해왔으나 최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내려지면서 공세의 고삐를 잠시 늦췄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검증결과는 야당에 대여공세 전열정비를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4대강 사업 조사결과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측의 반응과 현 정부의 후속조치 진행 상황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4대강 사업 논란은 다시 쟁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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