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통합행보 全 예방에 더민주 ‘발칵’…긴급 최고위 소집

秋 통합행보 全 예방에 더민주 ‘발칵’…긴급 최고위 소집

입력 2016-09-08 11:15
업데이트 2016-09-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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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취지” 설명에도 호남 전현직 중심 거센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가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8일 당내는 온종일 벌집을 쑤신 듯이 술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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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 변재일 의원과 대화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 변재일 의원과 대화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추 대표 측에서는 국민통합을 위해 전직 대통령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면서 외연확대를 위한 행보임을 강조했지만, 호남 전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일각에서는 지지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여기에 지도부 내에서는 추 대표가 사전에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하지 않았다면서 예방을 만류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추 대표 측은 이번 예방이 ‘과거와의 화해’를 의미한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돌아가신 대통령들은 묘소를 갈 수밖에 없고, 살아계신 대통령들은 방문하는 것이다. 그냥 더민주 대표가 돼서 인사를 드리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선명성을 앞세울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서 신중론을 유지하는 등 중도층 공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것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이나 호남 차별에 대해 사과를 하는 시점에서, 추 대표 역시 이에 버금가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도층의 지지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12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만나기로 했는데, 이 역시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통합행보로 보인다.

그럼에도 당내 일각에서는 전 전 대통령 예방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호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나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텃밭민심 회복이 더민주의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광주 시민들의 민심을 져버린 결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파렴치한 놈을 왜 만나느냐”며 강력히 비판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못만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개호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한 일이 있는데, 이번 방문을 광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라며 “찾아간다고 해서 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우리에게 돌아서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도 트위터에 “사실무근이기를.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찬탈, 내란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썼다.

박홍근 의원도 트위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예방을 안한다니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은 아닐테고, 국민 화합 차원이라면 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그 분이 먼저냐”라고 남겼다.

나아가 예방을 만류하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와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사안을 지도부와 상의 없이 정한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결국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전당대회에서 추 대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반응을 삼가고 있지만 속으로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추 대표의 예방을 지지할 경우에는 지지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그렇다고 나서서 말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친문진영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문 전 대표와 일절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너무 갑작스러운 얘기라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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