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뭇매에도 ‘극한 발언’ 왜
차명진 “세월호 유가족 이름으로 권력화”인지도 높이고 당 대표에 충성 경쟁 관측
홍준표 “힘없어 가슴 찔리는 소리해야”
황교안 “국민께 송구… 응분의 조치할 것”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막말은 늘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유독 한국당에서 막말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내년 총선 공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에서 공천을 따내기 위해 지지층이 반기는 과격 언사를 불사함으로써 선명성을 인정받고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속셈이란 것이다. 여기에 공천권을 갖고 있는 황 대표에게 충성 경쟁하는 차원이라는 관측도 곁들여진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내 공천은 지지층의 여론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대진영과 중도층에서 욕을 먹더라도 지지층에 확실히 각인될 수 있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며 “막말뿐 아니라 볼썽사나운 ‘동물국회’ 몸싸움에 앞장서고 삭발 시위를 하는 것도 공천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속셈이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막말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유튜브 방송에서 “야당은 왜 못된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가. 야당은 힘이 없기 때문에 한 방에 가슴 찔리는 소리를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야구할 때 상대방이 잘하면 빈볼을 한 번씩 던지고 하는 건데, 그래도 머리를 맞히면 안 된다”고 반론을 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우리 당의 몇 분들이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씀을 하신 부분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들이 재발하게 되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응분의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9-06-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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