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국감 증인들 해외로 튀어야 산다?… 출석 회피 빈축

[2014 국정감사] 국감 증인들 해외로 튀어야 산다?… 출석 회피 빈축

입력 2014-10-08 00:00
업데이트 2014-10-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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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상지대 총장 도피성 중국행… 이인수 수원대 총장도 美로 출국

국회가 7일 국정감사를 시작한 가운데 일부 국감 증인들의 갖가지 ‘증인 출석 회피’ 행태가 빈축을 사고 있다.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문기 상지대 총장이 중국 톈진 공업대학의 초청을 받았다는 핑계로 오늘 저녁 출국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1993년 상지대 이사장 시절 부정 편입학 혐의로 구속돼 학교를 떠난 뒤 지난 7월 이 학교 총장으로 선임된 김 총장은 8일과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 상지대 총장 비서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총장이 중국 대학의 초청을 받아 7일 오후 출국할 것으로 안다”고 출국 사실을 시인했다.

여야가 두 차례 사전 협의를 통해 증인 채택에 합의했다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증인 채택이 무산됐던 이인수 수원대 총장은 이미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감사원 감사,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어 세 번째다. 이 총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을 수원대 교수로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단골 도피 증인’인 기업총수들이 올해 국감에서도 도피성 출장을 갈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국감 일정이 뒤늦게 확정되면서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환경노동위 등 기업 관련 상임위는 아직 증인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인데 총수들이 증인으로 확정되면 출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아직 여야가 증인채택에 합의하기 전이라 해외로 나간 기업 총수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12년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받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은 국감 기간 ‘해외 출장’을 떠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위도 몇몇 증인들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출석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자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에서 분리된 외식·급식 업체 아워홈의 구지은 전무 측이 ‘몸이 아프다’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고 롯데건설의 김치현 사장 측도 자신들이 새로 짓는 아쿠아리움 개장 일자와 출석일이 겹친다는 불출석 사유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 끌기형’도 있다. 국회 교통위는 4대강 사업 검증을 위해 정종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을 오는 13일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다가 지난 6일 오후에야 겨우 통화가 됐다. 4대강조사특위 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실 관계자는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지난 주말에 집을 찾아가서도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10-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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