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전체회의 중 포착…野 “미친짓…사과로 끝날 문제 아니다”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
정윤회씨 딸의 승마특혜와 문화체육관광부 해당 국과장 인사 문제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진행된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의 책상 위에 우상일 체육국장이 건넨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 메모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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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유 전 장관의 인사관련 발언을 비롯해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의 승마협회 개입 등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오전 질의가 끝나기 직전인 11시50분께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긴급 제보가 있다”며 “문체부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종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 한다’는 메모를 전달할 것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사실 관계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과 한양대 동문으로 유 전 장관에 의해 청와대 인사개입 통로로 지목된 김종 차관은 “(메로를) 받았다”며 “확인은 안 했다”고 답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소속 설훈 교문위원장이 “체육국장이라는 사람이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 한다’는 메모를 차관에 전달하는 게 잘한 짓이냐”며 “당장 메모를 가져오라. 공직자가 여기가 어디인데 국회에서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라느냐”며 호통을 쳤다.
김종덕 장관이 “책임자로서 사과 드린다”며 바로 고개를 숙였지만, 설 위원장이 “건국 이래 처음보는 일이다. 절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국민을 어떻게 알고 있느냐”며 거듭 목소리를 높인 뒤 갑작스레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를 선포한 뒤에도 꺼지지 않은 마이크를 통해선 “미친 짓들 아니냐”는 설 위원장의 격한 반응이 여과없이 중계됐다.
이어진 오후 질의 시작과 함께 야당 의원들은 해당 국장에 대한 문책을 포함해 강도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국회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여야를 떠나 국회를 모독한 사태를 간과할 수 없고 당사자인 국장과 차관에 대한 징계 등 책임있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교문위가 투우장이냐 투견장이냐. 장·차관의 진실한 답변을 보좌해야할 국장이 ‘진술하지 말고 은폐하라’는 취지로 작전지시를 내리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메모 전달 건에 대해 장관의 견해는 뭔지, 재발방지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듣고 위원회를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담당 국장의 적절치 못한 처신과 언행에 대해 공식 사과드린다”며 “발생해선 안 될 일이 발생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상임위가 끝나는 대로 적절한 인사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메모 전달 당사자인 우 국장은 “급하게 쓰다보니 앞부분이 생략됐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써서는 안 될 표현을 쓴 것은 백배 사죄드려 마땅하다”며 “배석해 지켜본 바에 의하면 여야 의원들이 배석해 고성이 오가고 하길래 차관께서 나서서 말씀을 많이 하시면 별로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 윗사람을 모시는 마음에서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이어 교문위원들은 질의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메모 문제를 놓고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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