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단일화 여론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2002년 단일화 여론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입력 2012-11-13 00:00
수정 2012-11-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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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13일 본격화되면서 지난 2002년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 과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양 캠프 모두 이번 협상에 임하면서 당시 상황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당시 협상은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수차례 결렬되는 등 단일화 무산 위기감도 여러차례 나오는 등 진통 끝에 합의를 도출했다.

노 후보가 국민경선을 요구하다 정 후보측의 여론조사 요구를 전면 수용했고 이후 합의사항 유출 논란으로 재협상에 들어가면서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양측이 협의한 단일화 방식은 1회 TV토론 후 여론조사였다. 무엇보다 양측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막기 위한 방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설문 내용에 대해 접점을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노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에 대항할 후보’라는 문구를 주장한 반면, 정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에게 경쟁력 있는 후보’란 표현을 내세우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 지지도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됐다. 설문 조사는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실시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역선택을 방지하는 방안의 하나로 여론조사에서 나온 이 후보 지지율이 가장 가까운 시점의 조사 결과 지지율 최저치(30.4%)를 밑돌 경우 해당 조사 결과를 무효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론조사 실시 시점을 두고서도 양측은 힘겨루기를 벌였다. 직장인 지지층이 많은 노 후보 측은 휴일을 주장한 반면, 주부 지지층이 두터웠던 정 후보 측은 평일 낮 시간대를 선호했다. 진통 끝에 조사는 토요일(11월 24일) 오후 3∼11시에 실시됐다.

노 후보 측 신계륜, 정 후보 측 민창기 협상단장은 이 같은 내용으로 11월 24일 오전 서명한 뒤, 곧바로 오후 월드리서치와 리서치앤리서치 등 2개 여론조사기관이 전국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오차범위는 ±2.13%로 애초 양측은 오차범위 내로 결과가 갈리더라도 승부를 인정하기로 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 결과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32.1%를 얻은 가운데 노 후보가 46.8%를 기록해 42.2%의 정 후보를 4.6%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월드리서치 결과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여론조사 유효 기준인 30.4%를 밑도는 28.7%가 나와 무효 처리됐다. 이 조사에서 노 후보는 38.8%를 기록해 37.0%의 정 후보를 앞섰다. 결국 리서치앤리서치 결과를 근거로 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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