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최고 사전투표율 31.28%에 양당 사활 건 ‘48시간 혈투’…민심이 끓고있다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 31.28%에 양당 사활 건 ‘48시간 혈투’…민심이 끓고있다

하종훈 기자
하종훈, 명희진 기자
입력 2024-04-07 19:01
업데이트 2024-04-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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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최고 1385만명 사전투표
與, TK투표율 2%P 상승 주목
“오만·부도덕 민주당 심판 의지”
野, 예상과 0.02%P 차이에 고무
“尹정부 심판… 성난 민심 확인”
여 “110~130석” 야 “120~151석+α
여 “지역구 55곳 경합” VS 야 “5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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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 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 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총선의 사전투표율이 31.28%로 총선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거대 양당이 상대를 심판하려 민심이 들끓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총선 앞 ‘마지막 48시간’ 동안 막판 대결을 앞두고 상대의 기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을 포함해 각각 ‘110~130석’과 ‘120~151석+α’로 판세를 전망하면서 접전을 예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과 6일 실시한 사전투표에 전체 선거인(4428만 11명) 중 1384만 9043명이 참여해 31.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4년 전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 높고, 역대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36.93%)보다는 5.65%포인트 낮다.

지역별로는 호남이 높고, 대구·경북(TK)이 낮았던 경향성이 유지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41.19%)이었고, 전북(38.46%), 광주(38.00%) 순이었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25.60%)였다.

사전투표율이 높아진데는 여야 지도부가 각각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사전투표를 독려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2014년 도입된 사전투표가 10년 동안 유권자들에게 익숙해졌고, 총선이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합해 ‘3일간’ 진행되면서 분산 투표 경향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처음으로 당 차원에서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던 만큼 보수 지지층 결집이 높은 투표율이라고 판단하고, 사전투표에 미온적이었던 TK 지역에서도 직전 총선 대비 사전투표율이 2% 포인트 높아졌단 점에 주목했다.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그간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보수층의 적극적 참여가 사전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만하고 부도덕한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와 심판의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심판 열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강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윤석열 정부 폭정에 대한 국민의 심판 열기가 사전투표 수치에 반영됐다”라며 “겸허히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하겠다”고 말했다. 강선우 대변인도 전날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규정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사전투표율이 지난 3일 목표치로 공언했던 31.3%와 불과 0.0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아 고무된 모습이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통념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투표율이 우리가 그토록 걱정하는 부정선거 세팅 값의 결과인지, 본투표가 끝나고 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의심했다.

민주당의 최종 투표율 전망치도 71%로 21대 총선(66.2%)보다 높다. 이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양쪽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된 상황에서 본투표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익숙해진 것이 사실이면 본투표에서 투표할 사람들도 이미 찍었을 것이라 전체 투표율이 올라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한지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낮으면 여권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2년전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였고, 전체투표율도 77.1%를 넘었으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여야가 내놓은 판세 역시 여전히 예측불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국 254개 지역구 중 각각 55곳, 50곳에서 ‘경합’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종섭 전 호주대사 논란’ 등 악재가 일단락되면서 경합 지역 선전 여하에 따라 110~13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지역구 110석 우세’라는 판세 전망을 고수하고 있지만, 비례 의석과 경합 지역 성적을 더하면 ‘120~151석+’α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서울·인천·경기 전체 122곳 중 국민의힘은 26곳, 민주당은 40곳을 경합으로 분류할 정도로 수도권 판세는 혼전 양상이다.

여야는 막판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과 2030세대 공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고령화로 유권자 지형이 달라진 만큼 막판 숨은 ‘샤이 보수’의 결집에도 주력한다. 민주당도 이미 사전투표를 통해 호남 지역에서 지지층을 결집한 만큼, ‘정권심판론’을 더욱 부각시켜, 중도층을 투표장까지 끌어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양문석·김준혁·공영운 후보를 안고 가는 모습과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 남은 기간의 변수”라며 “2030 부동표의 향배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종훈·명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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