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訪中 이틀째] ‘개점휴업’ 北특구 재가동 길텄지만…

[장성택訪中 이틀째] ‘개점휴업’ 北특구 재가동 길텄지만…

입력 2012-08-15 00:00
업데이트 2012-08-1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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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北·中 합의

북한과 중국이 14일 황금평과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를 열어 두 지역에 각각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데 대해 일단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중 정상 간 합의 후 2년이 흘렀음에도 지지부진했던 두 사업이 이날 합의로 재가동될 수 있는 틀을 만들긴 했지만 양측 간 이견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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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성택(왼쪽)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이 1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황금평·위화도 및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북한의 장성택(왼쪽)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이 1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황금평·위화도 및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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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양측의 실무진들이 상주하면서 특구를 운용할 관리위원회를 두기로 한 점은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 양측도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합의문에는 관리위의 규모와 역할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지만 남북 간 경제특구인 개성공단, 중·싱가포르 경제특구인 쑤저우(蘇州)개발구와 마찬가지로 특구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일각에선 북측이 토지, 세금, 인력 등의 부문에서 양보해 중국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도록 중국 측 요구사항을 북측이 일부 수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동북 3성의 물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동해 출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나선지구 개발에는 적극적이지만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황금평 개발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중국 측의 입장이 변했는지도 주목된다.

이번 합의문에는 그동안 북한이 반감을 보이던 ‘정부 유도, 기업 주도’라는 문구가 그대로 되풀이됐다. 해당 지역에 대한 기업의 투자는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을 다그쳐 투자하게 해달라는 북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공동 개발의 가속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북한이 주장해 왔던 나진항 화력발전소 건설 등 구체적인 공사 추진 내용 등도 합의문에는 빠져 있다. ‘합의를 위한 합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양국은 나선지구를 하이테크 신기술 산업 등의 북한 선진 제조업 기지로, 황금평·위화도를 정보 산업 등의 지식 집약형 신흥 경제지구로 육성키로 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서울 김경두기자

jhj@seoul.co.kr

2012-08-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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