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진항 中·러 쟁탈전… 포스코도 ‘사용권’

北 나진항 中·러 쟁탈전… 포스코도 ‘사용권’

입력 2012-09-12 00:00
업데이트 2012-09-1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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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호부두 임차 합의 “정부 허가만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가 북한으로부터 나진항 2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은 나진항 1호 부두는 중국에, 3호 부두는 러시아에 장기 사용권을 줬지만 2호 부두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직접 운영한다’, ‘스위스에 임대됐다’ 등의 소문만 무성했다.

11일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포스코는 북한이 1호와 3호 부두 사용권을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 주기로 한 2010년 북한 측으로부터 2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 소식통은 “2010년에 이미 포스코와 북한 측이 2호 부두 사용권과 관련한 사안을 마무리 지었다.”면서 “남북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계속 접촉하면서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나진항 2호 부두를 개발한 뒤 향후 50년간 임차 방식으로 사용권을 갖기로 했다. 부두 개발비는 500억~1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포스코는 기존 중국의 훈춘(琿春)과 나진을 연결하는 최단 통로인 중국 취안허(圈河) 세관~북한 원정리 세관 루트를 이용하는 것과 동시에 훈춘과 나진을 직선으로 잇는 새 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취안허~원정리 루트를 이용할 경우 훈춘에서 나진까지 거리는 약 70㎞다.

포스코는 중국 동북 3성의 ‘물류 허브’로 급부상한 훈춘에 국제물류단지 개발을 계획하면서 북한 측과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논의해 왔다. 본계약이 성사되면 북한의 풍부한 석탄과 철광석 등을 손쉽게 국내로 반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나진항은 현재 포스코가 확보한 2호 부두를 제외하면 전체 6개 부두 가운데 5개가 중국과 러시아에 모두 넘어간 상태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촹리(創立)그룹은 2008년 나진항 1호 부두 10년 사용권을 따냈고 보수와 확장 공사를 통해 이미 일부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2010년에는 사용권 계약을 20년으로 늘렸다. 중국은 2010년 나진항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간 사용할 권리도 확보했다. 가장 시설이 좋은 3호 부두는 러시아에 넘어갔다.

중국의 나진항 개발은 장기적으로 북한 원자재 ‘싹쓸이’ 공정과도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중국의 나진항 이용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의 원자재를 상하이 등 남쪽으로 이송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북한의 항구 개발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가 2호 부두 사용권을 획득했지만 언제까지 계약을 늦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남북 관계 경색의 장기화로 계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자칫 북한 측이 사용권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9-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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