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현 정세 매우 엄중”

김정은 “현 정세 매우 엄중”

입력 2014-04-03 00:00
업데이트 2014-04-0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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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적대시 정책 용납 안할 것…철저히 짓부숴버릴 것” 발언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이 처음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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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단 다른 父子
이동수단 다른 父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방 시찰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방 시찰은 물론 해외 방문 때도 열차를 고집했던 것과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 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지난 1일 백두산 부근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한 뒤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 왼쪽 사진은 김 국방위원장이 2010년 5월 중국 비공식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역에서 중국의 지도 간부들에게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
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양강도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열린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결의대회를 찾은 소식을 전하며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해 여객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실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 제1위원장이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을 한 ‘성지’로 여겨지는 곳으로 이날 연설도 김 주석의 동상 앞에서 이뤄졌다.

김 제1위원장이 지방 방문 때 비행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최근 정부소식통을 통해 알려지기는 했지만, 북한 매체가 사진을 통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한 정부소식통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이 북한의 단거리로켓 발사가 있었던 지난달 16일 전날 경비행기를 타고 로켓 발사지역인 원산을 방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로 열차를 고집했던 것과 비교된다.

아버지 김정일은 최고권자에 오른 뒤에도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았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비행기는 납치나 폭발 등의 위험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열차를 선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김 제1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경험 등으로 상대적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이 익숙하고, 젊은 지도자의 개방성을 보여주려는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할 때도 외국산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은 ‘삼지연 연설’에서 “북남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어 나갈 염원으로부터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중대제안을 발표하고 현실적인 조치들을 연속 취했지만 지금 나라에 조성된 정세는 매우 엄중하다”고 밝혀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 이후 자신의 정세 인식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군대와 인민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짓부숴버릴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북한 인권 문제와 노동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유엔의 규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더 높일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4-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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