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주가조작단 범행수법도 ‘기상천외’

일가족 주가조작단 범행수법도 ‘기상천외’

입력 2010-01-14 00:00
업데이트 2010-01-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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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검찰에 적발된 일가 친·인척을 포함한 주가조작단이 범행에 활용한 수법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양하고 치밀했다.

 통정매매나 허수·고가매수 주문 등 주가조작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함께 금융감독원과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고자 동원된 각종 수법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전현준 부장검사)에 따르면 범행의 핵심 인물인 정모(45.구속기소)씨가 주가조작을 통한 일확천금을 계획한 것은 2000년대 초.

 인터넷 주식동호회에 참여하면서 주식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얻은 정씨는 자신감이 붙은 나머지 친형 3명과 부인,처남,사촌동생,조카 등 가족과 친·인척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친인척을 포섭한 것은 보안이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정씨는 작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중·고교 동창과 전직 회사동료,동호회 회원 등 지인들을 본격적으로 범행에 가담시키게 된다.

 정씨는 완전 범죄를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총동원했다.우선 이들 공범을 전국 곳곳에 배치해 자신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체계를 만들었다.금감원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금감원은 실제 이들이 ‘물오른 실력’을 과시하던 2005년부터 매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개별 사건만 인지해 검찰에 고발했을 뿐 이러한 전국적 조직의 실체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씨는 또 월급 80만~100만원을 주고 아르바이트생격인 일명 ‘클릭맨’을 고용해 매매주문을 지시했다.물론 IP(인터넷 프로토콜) 추적이나 통화내역 확인이 어려운 인터넷폰이나 메신저를 이용했다.

 또 철저하게 차명계좌로 거래하는 것은 물론 1~3개월 간격으로 계좌를 바꿨고,2천만원 이상을 입·출금할 경우 관계 당국에 통보되는 점을 고려해 2천만원 미만의 소액으로만 거래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런 방법으로 정씨가 2004년 6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3년간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3개 중견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얻은 시세차익은 무려 250억원.모두 정씨 수중에 들어온 실현수익이었다.

 정씨는 이 돈으로 입시학원과 전국 20여곳에 커피전문점을 개업했고 롤스로이스,벤틀리,벤츠 등 고급 외제승용차를 몰며 골프를 즐기는 등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상류생활’을 만끽했다.

 그러나 끝이 없을 것 같던 이들의 범죄 행각도 검찰의 집요한 추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지난 4년간 금감원이 산발적으로 고발한 사건들의 연관성과 사건 주체들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대규모 주가조작단의 실체를 포착하고선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위치 추적 작업을 벌인 끝에 이들을 차례로 검거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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