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판, 진실공방 핵심 열쇠는

한명숙 재판, 진실공방 핵심 열쇠는

입력 2010-03-08 00:00
업데이트 2010-03-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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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첫 공판이 8일 열리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본격화됐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 요지는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사장이 대한석탄공사 사장 지원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건넨 5만 달러를 그 취지를 알면서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이날 법정에서 “비서관과 경호관이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그런 자리에서 돈을 받는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한 전 총리의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크게 ▲5만달러 수수 ▲석탄공사 사장 지원을 돕는 것에 대한 대가성 ▲곽 전 사장의 의도를 한 전 총리가 알았는지 등이 입증돼야 한다.

 현재 한 전 총리는 돈을 받은 사실을 부정하고 있어 첫 쟁점에서부터 검찰과 충돌하고 있다.

 그래서 검찰로서는 공여자인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을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반대로 한 전 총리는 검찰의 주장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변호인이 곽 전 사장의 신문장면을 담은 영상녹화물,검찰이 미공개에 부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내사기록 등을 요구한 것은 진술 상황이나 경위를 따져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검찰은 이날 ‘곽 전 사장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한 전 총리에 관한 진술이 나와 수사를 했을 뿐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니다’며 진술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명시적인 물증이 없는 뇌물 사건이라 정황자료를 중심으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와 가족 및 측근의 외화 환전 내역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는데 이는 한 전 총리 등이 수십차례 출국했음에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이렇게 되면 곽 전 사장에게 받은 5만 달러가 출입국 과정에서의 경비 등으로 쓰였음을 자연스럽게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아울러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나 골프채를 선물 의혹,곽 전 사장이 물류기업 출신으로서 자신의 이력과는 무관한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한 점 등도 금품수수 정황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총리공관의 현장검증을 통해 의전과 경호가 엄격한 당시 상황에서 예정에 없는 돈을 갑자기 주고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주장하는 청탁이 근거 없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미 사의를 밝힌 상태였고 공기업 사장은 사전에 정해진 추천 절차에 따라 선임돼 총리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1심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 한 전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검찰은 정치적 수사였다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 양측은 퇴로없는 법정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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