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 자연관찰’ 시리즈 펴낸 ‘새 박사’ 윤무부교수
“아무리 늦어도 중학교까지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인식을 다지는 공부가 필요하죠. 생명의 존중을 바탕 삼지 않으면 나중에 무엇을 해도 모래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들의 교육이 더더욱 중요함은 물론이죠.”윤무부 교수
윤 명예교수는 “엊그제 철원에 머무르고 있는 재두루미를 보고 왔는데 얘들이 원래 낙동강에서 쉬어야 할 철새인데도 최근 강을 파헤치는 공사 때문에 앉을 자리가 없어 장소를 옮기거나 그냥 지나치고 있다.”면서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은커녕 10년 뒤조차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벌인 짓”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두 명의 아동도서 작가(전미숙, 강은경)와 함께 굳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자연 관찰 책을 만든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원앙, 고니 등 늘 곁에 있지만 잘 모르는 동물, 펭귄·표범·코알라 등 점차 사라지고 있어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책을 엮었다.”면서 “아이들이 이 책을 본 뒤 부모 손을 잡고 동물원이나 산과 들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는 2년 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철원에서 고니를 관찰하다가 뇌경색이 와 오른손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귀조를 봤다는 소식만 들리면 전국의 산과 들을 찾아다니고, 그 와중에도 ‘개굴개굴 자연관찰’ 시리즈 집필 완결에 공을 쏟아부었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사진에 필적할 정도의 세밀화가 82권 전체에 걸쳐 보여진다는 것. 20여명이 그림 작업에 매달렸다. 지금까지는 부분적으로 세밀화를 담은 책이 있긴 했지만 시리즈 전체를 세밀화로 채운 것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23일부터 전집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3-10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