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같은 민족끼리 이럴 수 있나”

“어떻게 같은 민족끼리 이럴 수 있나”

입력 2010-05-20 00:00
업데이트 2010-05-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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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자, 시민들은 대부분 충격을 받았다면서 북한에 대한 엄중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대체로 이번 참사를 계기로 그동안 이완됐던 국가의 안보 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공동보조를 맞춰 북한에게 상응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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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그러잖아도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에 사는 김경희(46)씨는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다니 놀랍다.”라며 “국가적으로 그동안 이완됐던 안보의식을 다잡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북한의 공격에 엄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청주에 사는 박진동(42)씨도 “정부에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을 요구하고 싶지만,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부가 북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북 지원을 지속할지를 결정했으면 한다.”라고 가세했다.

부산 대형기선 저인망수협 소속 한 어민(48)은 “설마 했는데 충격적”이라며 “보복 공격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정부는 북한에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제재 대책을 내놓고 흔들림없이 시행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대전에 사는 한동민(40)씨는 “어떻게 같은 민족끼리 이럴 수 있느냐?”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북한은 가장 먼저 희생장병은 물론 유가족에게 잘못을 빌어야 하고, 정부는 온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에게서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에 사는 이명숙(57.주부)씨는 “북한이 했다고는 하지만 두 달 가까이 이런저런 얘기가 많아서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북한은 안 했다고 할 게 뻔한데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지,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다가 자칫 또 다른 무력충돌이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경남 진해에 사는 박모(46.여)씨도 “전쟁도 아닌데 북한이 그냥 (어뢰를) 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라면서도 “빈틈을 안 보이게 해군 국방력을 키우고 안보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원과 경기 북부 등 북한 인접 주민들은 지역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영일 강원 고성군 번영회장은 “파국을 맞은 금강산 관광으로 말미암아 지역경제가 말이 아닌데 이런 일이 또 발생해 안타깝다.”라며 “남북대화를 통해 금강산 관광의 해법을 찾기를 희망했지만 이런 기대는 이제 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말했다.

민통선 안 통일촌 박영호(52) 주민자치위원장은 “남북관계가 원활히 풀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라며 “개성공단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지 주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주시 김상백(42.회사원)는 “남북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던 북한 상선에 대한 제주해협 통과 허용이 4년 9개월 만에 다시 봉쇄돼 매우 안타깝다.”라며 “이번 사태가 제주도의 ‘평화의 섬’ 정책에도 타격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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