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간 성추행’이 교수비리 폭로전으로…

‘동성간 성추행’이 교수비리 폭로전으로…

입력 2010-07-07 00:00
업데이트 2010-07-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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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지역 모 대학의 학과 구성원들이 교수의 성추행과 지원금 횡령 등 각종 비리와 관련한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

 폭로전의 발단은 지난 6일 이 학과 학생인 A씨가 동성(同性)의 같은 과 B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했다고 언론에 알리면서부터다.

 이 학생은 “지난 3월 중순께 선배와 동기,조교,강사,B교수 등 9명과 술을 마시던 중 B교수가 갑자기 껴안더니 입속으로 혀를 넣고 키스하는 방식으로 성추행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은 지난달 28일 A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벌였으며,다음 주 중으로 B교수를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B교수는 “일행이 있었는데 노골적으로 성추행했겠느냐.학생과 원만히 풀려고 노력하겠다.”라며 “하지만 학생 배후에 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법적 대응까지도 예상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동성간 성추행’으로 끝날 것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7일 오후 또 다른 내용의 비리의혹이 언론에 제보되면서 급기야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학과를 졸업한 C씨가 같은 과 D교수의 각종 지원비 횡령 의혹을 통장사본과 함께 언론에 제보한 것.

 C씨는 A4용지 4장 분량의 제보문건을 통해 “D교수가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모르지만 정산내역과 실제 참여자들에게 지급한 비용이 차이가 많이 난다.”라며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명분으로 학생들에게 지원해야 할 진흥기금과 노동력을 D교수가 착취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교수는 “한마디로 어이없다.2006년에도 이 같은 제보가 있어서 이미 해명했는데 누군가 똑같은 내용의 음해성 문건을 퍼뜨리고 있다.”라며 “B교수와 친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런 모함을 받고 있다.B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B교수와 D교수 모두 제보자를 부추긴 배후세력의 존재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7일 해당 대학에 따르면 이 학과 교수는 모두 3명으로,문제가 된 B교수와 D교수는 서로 다른 부분을 전공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제보자 A씨는 D교수의 제자이고,C씨는 B교수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B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발생시점보다 석 달이나 늦게 불거져 나온 데 대해 누군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A씨를 부추겼다고 생각한 C씨가 A씨의 지도교수인 D교수의 비위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대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의 학과 내 주도권 싸움에 학생들이 동원되고,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교수들에게 줄을 서야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라며 “원활한 방법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학과 학과장은 “민감한 부분이라 표현하기 그렇지만 성추행 문제가 본질이고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교수간 갈등 문제가 표면화된 것으로 본다.”라며 “더 이상의 불미스런 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서로 조심하고,교수와 학생이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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