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10일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가 복통을 호소해 경찰관과 함께 외출한 60대 피의자가 호송중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유치장에 있는 피의자 김모(68)씨가 복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형사 4명이 호송차량에 태워 김씨의 SM5 승용차가 주차된 부산진구 가야동의 모 주차장으로 옮겼다.

　이 승용차에 평소 복용하던 약이 있고,중요한 서류와 귀중품이 있어 차를 자택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씨가 요청해 받아들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어 주차장에서 형사 2명은 김씨와 함께 이 승용차에 타고,나머지 형사 2명은 호송차량에 탄 채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김씨의 자택으로 이동하던중 번영로 광안터널 근처에서 김씨가 갑자기 구토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후 경찰은 김씨의 승용차 안에서 높이 5㎝,폭 3.5㎝가량인 원통형 플라스틱 간이약통을 발견했으나 김씨가 이 약통 안에 있던 약을 먹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동중에 김씨가 목마르다고 해 차안에 있던 물병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독극물을 복용한 변사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혀가 말리는 증상이 김씨에게는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하는 한편 문제의 약통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그러나 경찰은 살인미수 피의자인 김씨를 호송하면서 일반 차량에 태운데다 차안을 철저하게 수색하지 않는 등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피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고령인데다 비교적 고분고분하게 행동해 다소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일 낮 12시께 부산진구 가야동의 모 회사에서 장모(31)씨가 거래관계를 끊겠다고 한 것에 불만을 품고 둔기로 장씨의 머리를 내려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붙잡혀 이날 오후 6시께 유치장에 입감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