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태풍 뎬무, 왜 위력 약해졌을까

‘중형’ 태풍 뎬무, 왜 위력 약해졌을까

입력 2010-08-11 00:00
업데이트 2010-08-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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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도서 ‘소형’으로 발생…태풍 1~2개 더 올 듯

제4호 태풍 ‘뎬무’(DIANMU)가 11일 오후 동해상으로 빠져나감에 따라 우리나라가 막대한 피해를 입지 않고 사실상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뎬무가 우리나라 남부를 관통하면서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것은 비교적 고위도 해상인 대만 동쪽에서 발생해 처음부터 소형급으로 출발한데다 육상에 상륙하면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뎬무의 영향으로 경남과 전남 지역에는 비교적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강원지역은 강수량이 적어 해갈에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

 기상청은 올 여름 태풍 1~2개 정도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고위도에서 발생…세력 확장 못해

 중국어로 ‘천둥과 번개를 관장하는 여신’이라는 뜻을 지닌 뎬무는 9일 오전 대만 동남동 약 4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뎬무는 발생 당시 중심기압 990hPa(헥토파스칼),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24m 정도의 소형급 태풍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교적 고위도 해상인 대만 동쪽에서 발생한 뒤 바로 북상했기때문에 해상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비교적 약하고 작은 태풍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적도 부근의 저위도에서 발생했다면 한반도까지 북상하면서 바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아 세력을 확장할 수 있지만 고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라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을 시간이 적었다는 것이다.

 뎬무는 북상하면서 해수면온도 26~28도의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 중심기압 980hPa(헥토파스칼),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1m의 중형 태풍으로 몸집을 불리는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11일 오전 5시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하면서 수증기의 공급이 줄어들어 강도가 다시 약해졌으며,남부를 관통해 11일 오후 2시께 울산 인근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소형 상태를 유지했다.

 ◇남부에 많은 비…강원 해갈엔 부족

 덴무는 중심이 남부를 관통하면서 주로 전남과 경남 등지에 많은 비를 뿌렸다.

 11일까지 전남에서는 광양 백운산 278.5㎜를 최고로,지리산 성삼재 239.5㎜,보성 200.5㎜,광양 159㎜,순천 156㎜,광주 55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남지역도 11일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산청 226mm를 비롯해 함양 201mm,거제 192.5mm,거창 176.5mm 등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중부지방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었다.

 특히 7월 평균 강수량이 88.7㎜로 1971년 이래 가장 적었던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이번 태풍이 별다른 인명·재산 피해 없이 가뭄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

 뎬무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내린 비는 영월 39.5mm,철원 25.5mm,강릉 13.5mm,속초 10.5mm 등 10~40mm에 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에너지 분배와 물 부족 현상 해소,바다 생태계 산소 공급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뎬무가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한반도로 벗어났지만 강원지역의 가뭄 해갈에도 도움을 줬다면 ‘효자 태풍’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태풍 1~2개 더 온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올 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1~2개 더 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은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이동하는 태풍의 특성상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이 1~2개 더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반도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데 적도 부근 저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그대로 한반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수확 전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불청객인 ‘가을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추석 전후로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경우도 많았다”며 “적도 부근 저위도에서 8~9월에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이번 가을 태풍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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