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수사’ 진전시킬 3대 뇌관은

‘태광 수사’ 진전시킬 3대 뇌관은

입력 2010-10-24 00:00
업데이트 2010-10-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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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이 ‘몸통 파헤치기’에 돌입하며 수사를 급진전시킬만한 3대 ‘뇌관’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부지검은 이 회장 자택 등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고 그룹 전·현직 임원을 대거 소환하며 비자금의 운용의 전모 파악에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후 의혹의 정점인 이 회장과 모친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에 대한 소환을 결정할 계획이나,관련자 진술 거부 사례가 잇따르고 이 상무가 건강 문제를 호소해 수사 속도를 조정해야 할 형편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 일가와 측근들의 폭로성 진술,금융계열사 수사 결과에 따라 태광 비자금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목되는 李회장 일가 ‘입’=검찰은 이 회장의 형인 고(故) 이식진 태광산업 전 부회장의 아들 원준(32)씨의 행보를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임용 선대회장의 장손자인 원준씨는 서열상 가업을 이어받을 위치였으나,작은아버지인 이 회장이 그룹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밀려난 데다 유산 배분에도 큰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원준씨는 주요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의 지분을 7.49%와 14.65%씩 소유하고 있는데 미국 유학을 하다 최근 귀국해 친척 등과 유산상속 문제를 상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선대회장이 물려준 돈을 토대로 이 회장이 부외자금을 조성한 단서가 포착된 만큼 원준씨를 통해 돈의 운용에 대한 단서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원준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이영진씨의 미망인인 장모씨도 오너가(家)의 유산 관리에 반발이 컸다는 점에 주목,그의 행방 파악에 나섰다.

 재벌가의 딸인 장씨는 남편이 죽은 이후 두 자녀와 함께 그룹 경영이나 지분 분배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는 전언이다.

 ◇잘린 옛 측근의 반발성 폭로=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회장에 공식 취임하며 대학 동기들을 대거 스카우트해 요직을 맡겼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이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방식에 반발해 ‘편법·불법’ 문제를 제기하다 결국 퇴직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선대 회장 때부터 그룹을 지킨 ‘가신(家臣)’ 임원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이 회장의 서울대 출신 전(前) 측근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소환한 흥국생명과 티브로드 전 대표인 진모(47)씨의 조사에 각별한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이 회장의 고교,대학 동창으로 방송사업 확장에서 이 회장을 보좌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주로 티브로드 등 케이블 TV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지휘하다 2008년 흥국생명 대표로 옮겼으나 1년 만에 별 이유 없이 사직했고,현재 벤처 캐피털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검찰은 이런 인사들을 불러 조사하면 비자금 운용과 관련한 새 단서들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금융계열사 수사도 비자금 창고 열쇠=비자금 창구 기능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금융 계열사도 검찰의주요 관심 대상이다.

 검찰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보유한 고려상호저축은행과 금융 분야 지배회사인 한국도서보급㈜을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또 흥국생명에서 차명 보험계좌로 과거 이 회장의 자산 800억원이 불법 운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을 추궁할만한 단서를 찾고 있다.

 검찰은 한국도서보급이나 흥국생명이 그룹의 케이블TV 확장 사업에 수십억∼100억원대의 자금을 수차례 대출해준 경위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은 ‘보험사 자산을 그룹사업 확장에 지원하면 안된다’는 보험 당국의 규정까지 위반해 과징금 8억2천만원을 물어 대출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도서보급은 도서상품권을 발행하는 비상장 업체라는 특성을 활용,그룹 자금을 빼돌리고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고강도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해당 계열사에서 확보한 수십 상자 규모의 자료를 검토·분석해 비자금의 운용의 윤곽을 잡고 나서 이 회장과 그룹 재무 책임자를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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