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서 中어선 어구 ‘싹쓸이’…어민 망연자실

서해서 中어선 어구 ‘싹쓸이’…어민 망연자실

입력 2010-11-02 00:00
수정 201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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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어선들이 밤이면 우리 영해를 침범해 백령.대청.소청도 인근까지 와서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등 어구를 싹쓸이로 훔쳐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어구를 도난당하고 조업을 포기한 어민들이 정부에 생계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1일 인천시 옹진군과 현지 어민에 따르면 서해 풍랑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5~26일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 300여척이 백령.대청.소청도 부근으로 피항했다가 조업현장으로 돌아가면서 통발과 홍어잡이 주낚 등 어구를 닥치는 대로 훔쳐 달아났다.

 이들 중국어선은 27일 이후에도 우리 어선들이 조업 현장에서 철수하고 해경 등 어업지도기관의 경계가 소홀한 밤이면 이들 3개 섬 인근 2~3km 해상까지 접근,영세 어민들이 쳐놓은 어구를 훔쳐가고 있다.

 옹진군은 지난달 30일 현지에서 조윤길 군수 주재로 피해 어민과의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61가구,61척의 어선이 5억1천6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옹진군은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을 확인하고 예비비 4억여원을 긴급 마련해 생계자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청도 옥죽포 어촌계장 김원호(59)씨는 “평생 어업을 해왔지만 이렇게 심각한 피해는 처음”이라며 “선주 입장에서 어구를 도난당한 것도 문제이지만 배 1척에 평균 4명 탑승하는 선원들이 조업을 포기한 채 쉬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10월31일에도 중국어선에 의해 어구를 잃어버렸다는 백령도 두무진 어촌계장 김복남씨는 “외국 어선이 한국 영해로 피항했다 철수하면서 우리 어민에게 피해를 줬다면 옹진군이 아닌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옳다”라며 “해군.해경.해병대 역시 중국어선이 더이상 어구를 훔쳐가지 못하도록 우리 어민들을 보호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 해역에는 현재도 중국어선 400여척이 조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백령도 주민이 ‘백령도에서 북한 장산곶 사이 바다가 불을 켜놓은 아파트를 보는 것처럼 훤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NLL 인근에는 많은 중국어선이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청.소청도에는 800여척,백령도에는 200여척의 어선,총 1천여명의 영세 어민이 근해로 나가 꽃게,홍어,까나리 등을 잡으며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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