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희극인 임희춘 “웃음 줬는데 비웃음이 돌아오더군요”

원로희극인 임희춘 “웃음 줬는데 비웃음이 돌아오더군요”

입력 2010-11-17 00:00
업데이트 2010-11-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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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같은 웃음을 줬는데 나중에 돌아오는 건 무시와 비웃음뿐이더라구요.희극인들이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직업이 되도록 끝까지 힘을 보탤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신설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최고 영예인 보관 문화훈장을 받는 원로 희극인 임희춘씨가 17일 한이 서린 듯한 수상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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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춘씨 연합뉴스
임희춘씨
연합뉴스


 보관 문화훈장을 받는 임씨와 배우 신구,성우 고은정씨는 이날 오후 문화부 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임씨는 “상 받을 때마다 영광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며 이렇게 큰 상을 내가 제일 처음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했다.

 그는 “코미디언은 대중예술인 중에서도 숫자가 가장 적고 같은 연예인이면서도 가장 경시받는 직업”이라며 “게다가 일도 굉장히 어려워 희망자도 별로 없다”고 말하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가수는 노래 한 곡 히트하면 죽을 때까지 끌고 가서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코미디는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내가 했던 소재를 누가 하더라도 어쩔 수 없고 그걸 내가 다시 하면 내 것이란 증거가 없어 베끼는 게 돼 버린다”고 했다.

 또 “직업상 연기를 통해 국민을 웃기는 것인데 실제 사람까지 우습게 보는 일이 많다”며 “아무리 진지하게 얘기를 해도 ‘재미있는 얘기 잘하네’ 하고 농담처럼 받아넘기는 일이 일쑤”라고 말했다.

 임씨는 “건강하려면 많이 웃어야 하고,코미디언들은 많은 웃음을 주는 사람들인데 왜 우습게 보는지 모르겠다”며 “그나마 이번에 코미디언들의 모임인 방송코미디협회가 생겨 다행이다.코미디언들이 진정으로 사랑받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밀어달라”고 당부했다.

 고은정씨는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상을 받아 봤지만 이렇게 나라에서 주는 무거운 상을 받으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다”며 “나야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아온 것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고씨는 “동료 선배 여러분들이 많은데 제가 받게 돼 쑥스럽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건강이 허락하는 한 누구보다도 열심히 현장을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신구씨는 “상을 받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수십 년을 같이 보낸 동료들이 옆에 없어서 답답하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모두 국민 여러분들이 예쁘게 봐 준 덕분이다.이런 일이 힘든 길을 가고 있는 후배들한테도 격려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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