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망 뚫고 밀양 숨었다가 6일째 붙잡혀”경찰 검문 받은 적 없다”
최갑복은 지난 17일 오전 5시 3분 배식구를 통해 달아났다.오전 4시54분께 일어나 유치장 내부를 살핀 뒤 다른 유치인에게서 미리 받아 둔 연고를 머리, 몸, 배식구 창살 등에 발랐다.
탈출후 자신의 빈자리가 들통날 것에 대비, 모포로 사전에 확보한 책과 옷을 감싸는 치밀함을 보였다.
최는 오전 4시 59분 배식구에 머리를 집어넣었지만 여의치 않자 두 차례 더 몸을 뒤틀어 마침내 머리와 몸을 완전히 뺄 수 있었다.
낮은 자세로 경찰관이 졸고 있던 감시대 앞을 지나 10여m 떨어진 벽면에 도달했다.
2m 높이의 환기창에 매달려 세로 13.5㎝의 쇠파이프 사이로 몸을 밀어넣은 후 불과 수십초만에 빠져나갔다.
유치장에는 ‘미안하다’,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이라는 탈출 이유서를 남겼다.
당시 유치장에는 고정식 카메라 11대와 회전식 카메라 1대가 있었다. 경찰관은 유치장에 3명, 유치장 카메라를 지켜봐야 할 상황실 근무자 3명이 있었으나 최의 탈출 과정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경찰은 유치인들에게 아침 배식을 하던 오전 7시 35분이 되어서야 도주 사실을 확인했다.
◇ 도주 행적 = 탈출에 성공한 최는 동부경찰서 주변에 숨어지내다 2차 범죄를 저질렀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에서 9시 사이 동부경찰서에서 1㎞ 거리에 불과한 동구 신서동 김모(53)씨의 집에 들어가 승용차 열쇠와 지갑(신용카드 등)을 훔쳤다.
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거쳐 오후 10시 13분 청도IC를 통과했다. 오후 10시 44분 청도읍 한 주유소에서 훔친 신용카드로 주유를 한 뒤 오후 11시 8분 청도읍 원정리 한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밤과 우유 등을 구입했다.
최는 ‘수배전단에 나온 사람이 왔다갔다’는 편의점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에 쫓긴데다 검문소 앞에 이르자 차를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다.
◇ 다시 철창행 = 최는 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오전 사이 경남 밀양의 한 농막에 침입, 라면을 끓여먹고 칼 한 자루를 훔친 뒤 ‘죄송합니다. 비강도자 최갑복’이라는 메모를 남기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러나 22일 오후 4시 7분 경남 밀양에서 개인 주택에 침입, 여주인에게 들키자 달아났다. 최는 이 곳에서 100여m 떨어진 한 아파트 옥상에 숨어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최는 옥상 보일러실 안에 있던 빈 라면 박스 3개 중 1개를 뒤집어 쓰고 숨어 있었고 검거 과정에 약간의 몸부림 외에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최는 도주 과정에 경찰의 검문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문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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