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사건 수사·내사 기록 검찰에 확인 요청특임검사도 관련자 본격 소환
부장검사급 검찰간부 김모씨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김 검사가 자금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청 관계자는 “김 검사가 대가성 있는 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진술과 정황을 확보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김 검사에게 수백만~수억원대의 자금을 보낸 5~6명을 대상으로 앞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자금을 보냈다는 진술을 일부 받아내고 김 검사가 받은 돈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검사나 그와 가까운 검사 동료, 소속 검찰청이 김 검사에게 돈을 보낸 사람과 관련된 수사 또는 내사를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우선 김 검사가 유진그룹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2008년 즈음에 김 검사나 소속 검찰청이 유진그룹의 인수·합병 사업과 관련해 내사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사실조회 및 자료요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보냈다.
유진그룹 측 관계자는 총 6억원 상당의 자금을 김 검사에게 보냈지만 관련된 거래에 대한 차용증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KTF가 김 검사에게 접대성 해외여행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유사한 시기에 서울중앙지검이 해당 기업을 수사한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 요청했다.
경찰은 KTF가 수사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해외여행비를 대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중수 전 KT 사장은 납품업체 선정 및 인사 청탁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2009년에 집행유예를, 조영주 전 KTF 사장은 사장을 연임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금품을 전달하고 납품업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은 13일부터 유진그룹 관계자 등 김 검사에게 거액의 자금을 입금한 주요 참고인을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뭉칫돈을 보낸 경위와 수사 관련 각종 편의 제공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 검사의 차명계좌로 입금된 뭉칫돈 중 일부가 입금자에게 돌아간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김 검사와 후배 검사 3명의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 거래의 경우 김 검사와 가까운 지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이뤄졌으나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된 자금 거래 내역과 참고인 진술 및 정황 등으로도 김 검사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김 검사가 2010년께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새로운 제보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검찰이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지명한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압수물 등 관련 기록을 신속히 검토해나가는 한편 관련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기록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당사자인 김 검사를 곧 소환할 예정이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수사)하는 거고 우리는 우리 방식의 수사를 할 것”이라며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김 검사 사건에 대해 송치 지휘를 하면 재지휘를 건의할 것”이라며 “검찰보다 먼저 수사에 착수한 만큼 이번 사건은 경찰이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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