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때 식모살이로 팔려간 딸 46년 만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

여덟살때 식모살이로 팔려간 딸 46년 만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

입력 2012-11-20 00:00
업데이트 2012-11-2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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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면 배부르게 먹을수 있다” 한마디에 생이별

여덟살 어린 나이에 서울로 식모살이를 가면서 생이별을 해야 했던 50대 여성이 46년 만에 가족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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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금(왼쪽 두번째)씨가 지난 3일 경북 영주에서 어머니 남현조(세번째)씨, 큰언니 순악(왼쪽)씨, 순남(오른쪽)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김순금(왼쪽 두번째)씨가 지난 3일 경북 영주에서 어머니 남현조(세번째)씨, 큰언니 순악(왼쪽)씨, 순남(오른쪽)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50대여성 구로경찰서에 요청

지난달 23일 김순금(54)씨가 가족을 찾고 싶다며 서울 구로경찰서 실종사건 전담수사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씨는 8세 때인 1966년 “서울에 가서 일하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이웃사람의 꼬임에 빠져 동대문구 신당동의 한 가정집에 식모로 팔려 가다시피 했다. 당시 김씨는 둘째언니와 강원 태백의 한 식당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찍 사망한 뒤 온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다.

김씨는 이후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채 서른이 될 때까지 남의 집 식모살이를 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룬 뒤에도 사실상 고아 아닌 고아로 생활해 왔다. 그의 머릿속에 있는 단서는 아버지 이름과 기차역·탄광촌 등 고향마을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뿐이었다. 경찰은 김씨의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김씨의 고향을 경북 봉화군 석포면 반야마을로 추정해 냈다.

●영주서 5모녀 눈물의 상봉

경찰은 반야마을에서 계속 수소문을 하다 한 노인으로부터 큰언니의 소재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일 경북 영주의 큰언니 집에서 다섯 모녀가 46년 만에 해후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20년 넘게 가족들에게 지난날을 말하지 못했는데 이제 아이들에게 이모와 외할머니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11-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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