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노린 단순납치… 내륙으로 끌고간 듯”

“돈 노린 단순납치… 내륙으로 끌고간 듯”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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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근로자 나이지리아 피랍… 2006년 이후 5번째

이번 현대중공업 근로자 피랍 사건으로 나이지리아 현지에서의 한국인 피랍 사례는 2006년 이후 모두 다섯 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이전 사례에 비춰 돈을 요구한 납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8일 외교통상부에서 총리실, 국가정보원 등 유관 부처 위주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현지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후 10명 이내의 무장 괴한들이 현대중공업의 플랜트 설비 건설 현장이 있는 브라스섬에 쾌속선(스피드 보트)을 타고 나타나 공중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등 위협을 가하면서 이들을 배에 태워 납치했다. 이날 브라스섬에 있던 6명의 현대중공업 직원 가운데 2명은 마침 다른 업무를 위해 플랜트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벗어나 있어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금전을 노리는 조직적인 무장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정체불명의 무장 괴한들이 현대중공업 측에 전화를 해 한국인 직원 4명이 안전하게 있으며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납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현지에 다양한 부족이 있어 소재 파악은 어렵지만 내륙으로 끌고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구 1억명이 넘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으로 250여 부족이 산재한 다종족 사회다. 주요 수입원인 유전은 이번 납치 사건이 일어난 바옐사주를 비롯해 남부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익금 배분을 둘러싸고 수많은 부족 간 내전이나 무장단체의 테러도 빈번했다. 이 지역 내 대표적인 무장단체는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으로 경찰에 버금가는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현지의 한국인 근로자 납치 사건은 지난 4월 바옐사주에서 대우건설 근로자가 납치됐다가 10여일 만에 풀려난 이후 8개월여 만이다. 2007년 5월에도 현지의 유전 지대인 포트하코트 내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대우건설 임직원 3명이 납치된 바 있다. 이들은 석방 교섭 등을 통해 6일 뒤에 풀려났다.

한편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파견 근로자의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울산과 서울에 비상대책반을 마련했다. 울산에서는 이재성 사장이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대책을 논의했으며, 플랜트본부장을 현지에 급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직원 4명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무사 귀가에 초점을 맞춰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부의 외교 채널에 모든 결정권을 맡기고 독단적인 행동을 삼가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2012-1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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