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좌절금지…준비하라, 기회는 온다”

“고졸 좌절금지…준비하라, 기회는 온다”

입력 2013-02-16 00:00
업데이트 2013-02-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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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직업개발원 수기 공모…공기업 입사·2등 항해사 꿈 등 이룬 사람들 “대졸자만 못할 것 편견 버려야”

“고졸이라고 당연히 대졸자보다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그 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지난 7일 부산관광고등학교를 졸업한 최호주(19)군은 지난해 12월 21일 걸려온 한통의 전화에 두근거렸던 마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고교 3년 내내 꿈꿔왔던 한국공항공사에 고졸사원으로 최종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은 순간이었다.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들에게도 높은 장벽으로 여겨지는 공기업에 당당히 입사한 최군은 “우물 안에서 하늘만 바라보던 사람이 아닌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최군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주변에서 ‘부모 잘못 만나서 넌 기회도 없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것이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졸취업 수기 발표회’에서 금상을 받은 부산관광고 졸업자 최호주군이 상장을 들어 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졸취업 수기 발표회’에서 금상을 받은 부산관광고 졸업자 최호주군이 상장을 들어 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최군이라고 단번에 어려운 취업의 문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3학년 2학기 들어 지원했던 열 몇 곳의 기업에서 번번이 최종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해야 했다. 그때마다 ‘고졸이라서 안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군은 그러나 “관광분야 특성화고를 다니며 어학실력도 쌓고 내가 가고 싶은 기업에 적합한 실력을 계속 쌓아온 것이 기회를 만났을 때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가고 싶었던 직장에 합격한 기쁨에 더해 최군은 1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개최한 고졸취업 수기 공모전에서 재학생 부문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얻었다. 최군 외에도 263명의 수기 응모자 가운데 성인과 졸업생, 재학생 부문에 걸쳐 모두 41명이 수상했다.

현재 1만t급 외항 유조선을 이끄는 2등 항해사로 바다를 누비고 있는 이종석(21)씨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기를 원했던 부모님의 편견을 깨뜨린 자신의 경험을 써내 졸업생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2011년 해양분야 마이스터고인 부산 해사고를 졸업한 이씨는 “좋은 대학에 가야만 더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반대를 극복하고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면서 내 갈 길에 대한 주춧돌을 더 단단히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6000여만원의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이씨는 해양분야 기술명장인 도선사를 꿈꾸며 본인의 말대로 ‘남들과는 다른 더 특별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천여상 3학년에 재학 중 12전 13기의 도전 끝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취업한 둘째 딸을 지켜본 소감을 적어 성인 부문 은상을 받은 학부모 최선옥(42)씨는 “취업과 진학의 사이에서 내가 딸을 잘못된 선택의 길로 들게 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졸자도 결국 같은 아픔을 느끼는 만큼 취업 준비의 어려움이 발전의 계기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집계한 지난 2월 기준 전국의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각 92%와 49.4%였다. 고졸자들의 취업처는 중소기업이 63.5%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21.7%, 공공기관 4.8% 순이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2-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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