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통학차… 어린생명의 죽음 언제쯤 멈출까

목숨 건 통학차… 어린생명의 죽음 언제쯤 멈출까

입력 2013-02-28 00:00
수정 2013-02-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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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男 옷 끼인채 5m 끌려가…경남서만 이달 들어 2명 사망

학원 차량에서 내리는 어린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 일어났다. 경찰이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이런 비극이 끊어지지 않아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명의 어린이가 학원차에서 내리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들이 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지난 26일 오후 5시 4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아파트 앞길에서 태권도학원 승합차에서 내리던 초등학교 1학년 강모(7)군이 승합차 문틈에 옷이 끼인 채 5m쯤 끌려 가다 주차된 화물차에 머리를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승합차를 운전한 태권도학원장 장모(46)씨는 강군이 내린 뒤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출발했다가 ‘퍽’ 소리가 나 차를 세워 보니 강군이 차 문틈에 옷이 끼인 채로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달 16일에는 경남 통영시 무전동 한 아파트 앞길에서 학원 승합차에서 내리던 김모(9·초등 2)군이 이 차 뒷바퀴에 치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이모(34)씨는 학원차에서 내린 김군이 안전거리를 벗어나기 전에 출발했다가 조수석 앞부분으로 김군을 들이받은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경찰에 어린이 보호차량으로 신고한 차량에는 운전자 외에 성인 한 사람이 탑승해 어린이들이 타고 내릴 때 도와줘야 한다. 신고하지 않은 통학 차량은 어린이가 타고 내릴 때 운전자가 같이 내려 길 가장자리 등 차량으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도착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위반하면 범칙금 7만원과 벌점 15점을 받는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통학 차량을 대부분 어린이 보호차량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일반 사설 학원 등은 보호차량으로 신고하지 않고 원장 등이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신고하고 운행하려면 차량을 노란색으로 칠해야 하는 등 개인 부담으로 구조변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설학원 등은 보호차량으로 신고해 운행하는 것을 꺼린다.

어린이 대상 시설 운영자와 통학차량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도로교통공단에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교육을 받지 않아도 법적 제재가 없어서 교육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 지부 표승태 교수는 “어린이 시설 운영자 및 통학차량 운전자 가운데 실제 교육을 받는 사람은 30%에 지나지 않는다”며 “학원차량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조치 등 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3-02-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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