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軍 의문사 유족…간발의 차이로 배상 못받아
1998년부터 해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고(故) 김모 하사는 후임병을 동료로 대했다.하지만 내무반장 신모 상사는 후임병 군기를 잡지 않는다며 바로 밑 김 하사를 수시로 때리거나 욕했다.
그러던 중 회식 자리에서 개인적인 약속이 있다며 먼저 일어나는 김 하사를 신 상사가 폭행한 일이 있었다.
회식을 마치고 내무반에 들어온 신 상사는 후임병을 집합시킨 뒤 얼차려를 주다가 김 하사를 또 구타했다.
신 상사에게 대들다가 주변에서 말려 자리를 뜬 김 하사는 그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데는 10년 가까운 긴 시간이 필요했다. 관련자들이 진실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헌병대 수사 당시 김 하사의 후임병들은 사고 직전 얼차려에 관해 입을 닫았다.
수사관도 “부대원 사이에 벌어진 나쁜 일은 기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단순 자살로 결론지었다.
김 하사 부친의 요구로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신 상사의 가혹행위를 밝힌 것은 2009년 10월이었다.
유족은 2012년 11월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소송을 낼 수 있는 기간이 지나 패소하고 말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박평균 부장판사)는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 상사의 구타와 가혹행위, 지휘관들의 관리·감독 소홀로 사고가 났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고서 소송을 냈다”고 지적했다.
의문사위 진상규명 결정부터 3년 후인 2012년 10월까지는 소송을 제기했어야 했는데 불과 한 달이 늦은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