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잃은 5세아’ 구조에 일조…현장 동영상 제공도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돼 17일 제주에 도착한 40대 화물차 운전기사가 사고 당시 학생 등 10여명을 구조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여객선침몰> 학생 구조에 힘쓴 제주 김동수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어린아이와 학생들을 구조했던 제주의 화물차 기사 김동수(49)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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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3층에 있다 난간을 잡고 겨우 4층에 올라가보니 학생들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더라”며 “보이는대로 호스나 커튼 등을 던져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왔으며, 동료들과 힘 모아 호스를 연결해 남자들은 몇명 올렸는데 여학생들은 힘이 없어 잘 못올라오더라”며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도 마른 체격이고 힘이 없지만 학생들을 보니 고등학생인 둘째딸 생각이 나서 학생들을 한 명이라도 더 건지려고 애를 쓰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또한 “당시 해경 특공대를 (여객선에) 침투시킨 게 2명뿐이었다”며 “헬기로 한두명씩 올려 태우고 가지말고 (대원들이) 밑으로(배로) 빨리 내려와서 못올라오고 있는 여학생 등을 건져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동료들도 “6살난 꼬마아이도 김씨가 구했다”며 김씨의 활약을 증언했다. 김씨가 구조를 도왔다는 이 아이는 세월호 침몰로 부모와 오빠와 떨어진 채 두려움에 떨다 일부 승객의 도움을 받아 탈출한 권모(5)양으로 추정된다.
김씨의 아내 김형숙(46)씨는 “남편과 통화가 됐을 때 처음 하는 얘기가 ‘애들을 많이 못구해 속상하다’는 말이었다”며 “TV를 보니 남편이 갑판 위에서 가방을 메고 아이를 안고 고등학생 구조하고 그런 모습이 비치던데 남들은 못 알아봐도 가족들은 한눈에 알아봤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수씨가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직접 찍어 연합뉴스 등에 공개한 동영상에는 아찔했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배는 이미 50도 이상 기운 상황으로, 영상에 찍힌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갖춰 입고는 있지만 서 있지 못하고 바닥에 눕듯 기대있거나 난간 등을 잡고 버티는 힘겨운 모습이다.
영상에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합니다”라는 선내방송도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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