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진 1장에 17억’…일가 재산 범행 수법은

’유병언 사진 1장에 17억’…일가 재산 범행 수법은

입력 2014-08-12 00:00
업데이트 2014-08-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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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작품 사진 계열사에 수백억 어치 팔아, ‘꼬들꼬들 오돌오돌 라면’, ‘힘쎄지’ 등 상표권 사용료 챙겨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 범행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재무 구조를 악화, 세월호 침몰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씨 일가는 사진 대금, 상표권 사용료, 고문료,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세모 계열사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로부터 약 1천793억원을 빼돌렸다.

계열사인 청해진해운 역시 유 씨 일가와 다른 계열사에 유 전 회장 사진 대금, 상표권 사용료 등을 무리하게 지급하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했다.

청해진해운은 악화한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과적, 과승, 선박 구조 변경 등 불법을 자행했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관리와 직원 안전 교육을 소홀히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12일 수사 중간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어 사망한 유 전 회장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장남 대균(44) 씨에 대해서는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에서 7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씨 일가는 사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고 부(富)를 편법으로 상속했다”며 “유 씨 일가가 차명 보관한 재산과 국외로 빼돌린 자산 등을 최대한 찾아내 겠다”고 강조했다.

◇ 유병언 사진 1장에 17억원…계열사에 수백억 어치 팔아

유 씨 일가는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 파일을 자신들이 설립한 국외 법인에 보내고, 해당 법인에서 인화한 사진을 국내 계열사가 수입하는 방식으로 446억원 상당을 빼돌렸다.

일가는 사진 가격을 부풀리려고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 등에서 호화판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시회 개최 비용 약 200억원은 수익이 별로 없는 계열사들이 분담하도록 해 회사의 재무 구조를 악화시켰다.

계열사들은 사진을 확인하기도 전에 사진대금을 선급금 형식으로 지급했다. 모 계열사는 선급금으로 183억원을 지급하고 사진 물량이 부족하자 회계처리를 위해 사진 1장의 가격을 17억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연못의 물결’(wave of pond)이라는 작품으로, 베르사이유 궁전 전시회에서 제일 앞쪽에 전시됐었다.

◇ ‘꼬들꼬들 오돌오돌 라면’, ‘힘쎄지’…황당한 상표 사용료

유 씨 일가는 무려 1천300여개 상표권을 등록하고서 계열사가 해당 상표를 사용하도록 한 뒤 상표권 사용료를 챙겼다.

일부 계열사는 이미 사용하던 상표에 대해 유 씨 일가가 사후적으로 상표권 등록을 했다는 이유로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일가가 등록한 상표 대부분은 중요 의미나 가치가 없는 단어의 조합이었다. 상표권 등록의 목적이 오로지 계열사 자금 횡령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들 상표 가운데는 ‘꼬들꼬들 오돌오돌 라면’, ‘힘쎄지’, ‘역세지’, ‘력쎄지’, ‘더쎄지’, ‘다이아&골드우유 넓은 바다 한복판 푸른 섬 제주에 한라산 백록담에 정기를 받아 건강하게 큰 소의 젖’과 같은 것 등 황당한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일가는 계열사 경영과 관련해 특별히 고문이나 자문을 한 적이 없으면서, 고문료·자문료 명목으로 165억원이 넘는 돈을 챙겨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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