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중 머리·어깨 등에서 발견
지난 6일 강원 속초시 모 부대 창고에서 숨진 송모(21) 일병 시신에서 검시 때 발견되지 않았던 피부 속 출혈이 나타나 가혹행위에 대한 의심을 받게 됐다.9일 육군 8군단에 따르면 관심병사로 분류돼 관리를 받던 송 일병의 직접 사인은 목을 맨 것이지만 머리와 어깨, 무릎 등 7곳에서 피하 출혈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보급병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출혈인지, 축구경기와 야외훈련 등 부대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인지 확인 중이다. 또 송 일병이 여자친구와 부모에게 남긴 메모를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메모에는 구타와 가혹행위, 내부 부조리 등 군 내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유가족 요청 땐 외부기관을 참관시킨 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부대 측은 “당일 오후 8시 50분쯤 당직 사관에게 창고 문을 잠그고 오겠다며 나간 터였다”고 설명했다.
송 일병 가족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구타 흔적’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누나라고 밝힌 송모씨는 지난 7일 SNS에 올린 글에서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동생이 우울증에 걸릴 이유가 없다. 죽기 전 군 매점(PX)에서 샀다며 엄마에게 선물도 보내고, 하루 전엔 엄마랑 통화해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추석 때 휴가를 나온다고 했는데 며칠 후 ‘휴가증을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했다”며 “그날 ‘울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업무 때문에 힘들어했고 동기들로부터 동생을 괴롭히는 선임병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4-09-1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