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안산법정서도 유족 오열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안산법정서도 유족 오열

입력 2014-11-11 00:00
업데이트 2014-11-11 15: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세월호 선고공판 생중계…선장 ‘살인죄 무죄’에 반발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는데 살인죄가 적용이 안되냐고!”

11일 오후 2시 30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409호 법정. 재판부 앞에 설치된 120인치 대형스크린 속에서 광주지법 재판부가 세월호 이준석(68) 선장의 살인죄를 무죄로 판단하자 한 유족이 이같이 소리치며 오열했다.

이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유족들은 “차라리 그냥 다 풀어줘라”, “이게 무슨 재판이냐”며 울부짖었다.

일부 유족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법정에 남아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거나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유족 20여명은 앞서 재판 시작 30여 분전인 오후 12시 30분께 안산지원에 도착해 법원이 마련한 유족 대기실에 머물며 긴장된 표정으로 재판을 기다렸다.

재판이 시작되고 스크린을 통해 이 선장 등 피고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휴. 저 사람들 죄의식이 하나도 없어”라며 스크린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선고에 앞서 사고 경위,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방청석 곳곳에서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대형선박과 해경이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오전 9시 26분께부터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30여분 만에 모든 구조가 가능했다고 판단된다”는 재판장의 말이 이어지자 유족들의 한숨은 커졌다.

그러나 해경에 구조를 요청한 점, 자신이 살기 위해 승객들에게 퇴선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 입증이 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재판부가 이 선장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자 유족들의 흐느낌과 한숨은 고성으로 변했다.

유족들은 “이런 나라가 어딨냐”, “그래 다 무죄라고 해라”, “더 들을 필요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이모씨는 “적어도 선장에게는 살인죄를 선고할 줄 알았는데 기대에 못 미쳐도 너무 못 미친다”며 “재판부가 선고를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을 변호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유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뭐라고 말할 가치도 없는 판결”이라고 흥분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이 선장에 대해 징역 36년, 기관장 박모(53)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나머지 승무원들에게는 각각 징역 5~20년을 선고했다.

안산지원은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안산에 거주하는 유족들을 위해 이 사건 재판을 생중계해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