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상수관 파열’ 유명무실했던 단수 예고 문자

’인천 상수관 파열’ 유명무실했던 단수 예고 문자

입력 2014-12-19 11:14
업데이트 2014-12-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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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번호·바뀐 휴대 전화번호 파악 제대로 안 돼

인천에서 대형 상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3만8천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 11만명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미리 단수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여분의 물을 받아놓는 등의 대처를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9일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공촌사거리의 한 도로 아래에 묻힌 대형 상수관이 터졌다.

5m 깊이에 묻힌 직경 1천800㎜의 이 상수관은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서·동구 전체와 중구 영종·용유도 등 29만 가구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라인으로 알려졌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인근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의 수돗물 공급량을 각각 15만t과 10만t씩 늘린 후 복구 작업을 위해 이날 오전 2시께 공촌정수장의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20일 낮 12시까지 34시간 동안 서구 원당동, 당하동, 대곡동, 마전동 일대 3만8천 가구가 단수돼 현재 지역 주민 11만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당초 공촌정수장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중구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 5만7천가구도 단수될 예정이었으나 해당 지역으로 연결된 송수관을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 쪽으로 바꿔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시 서부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발생 3시간여 뒤 서구 오류동, 왕길동, 금곡동 등 검단 지역 8개 동(법정동 기준)에 단수 예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자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계량기를 기준으로 1만1천 곳에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단수 예고 통보를 받지 못해 미리 여분의 물을 받아두지 못한 주민이 태반이었다.

계량기 세대주가 이사를 하거나 휴대 전화번호를 변경했는데도 바뀐 연락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문자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문자메시지를 수신할 수 없는 집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기도 했다.

오류동 주민 최모(41·여)씨는 “잠들기 전인 어젯밤 11시까지도 단수 예고 문자를 못받았다”며 “자고 일어났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해 뉴스를 보고 단수된다는 걸 알았다”고 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강하게 비난했다.

금곡동 주민 장모(33·여)씨 역시 “미리 물을 받아놓지 못해 아침에 편의점에 가서 생수 7병을 사와 아이들을 씻기고 유치원에 보냈다”며 “단수되면 미리 알려줘야 대비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부수도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1만1천 곳에 단수 예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없는 번호나 바뀐 번호가 많아 안 갔을 수 있다”며 “수도요금 자동이체 신청 때나 민원 등록 시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하는데 개인정보라며 등록을 잘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또 애초 이날 오전 0시부터 단수할 계획이었음에도 한나절 가까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리지 않았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단수가 시작되기 2시간여 전에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단수 사실을 알게 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복구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경황이 없어 언론을 통해 일찍 알리지 못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휴대 전화번호도 제대로 확보하고 단수 예고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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